[오늘의 CEO]박혁재 큐레잇 대표 "채용시장 유튜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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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혁재 큐레잇 대표.

“채용 절차도 시대 흐름에 맞게 디지털화돼야 합니다.”

24살의 대학생 창업가 박혁재 큐레잇 대표가 구인·구직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박 대표는 “인사관리(HR) 분야에선 광고형 공고라는 프레임에 갇혀 다양한 시도가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국내 채용 문화를 혁신하겠다”며 출사의 변을 토했다.

큐레잇은 국내 최초로 영상 기반의 채용 플랫폼 '직감'을 다음 달 선보인다. 직감은 글자로만 빼곡히 채워진 그동안의 자기소개서를 없애고 영상으로 지원자 개성, 강점을 표현하도록 했다. 구인 기업은 1차 면접으로 대체할 수 있다. 원하는 인터뷰 질문을 올린 뒤 영상을 통해 답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 채용 조건과 맞지 않는 이력서를 걸러내는 필터링 기능도 갖췄다. 채용 공고 후 최종 면접까지 걸리는 시간을 크게 줄인다. 회사 비전, 복지 제도 등과 관련한 내용을 영상으로 제작해서 구직자를 유인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지원자 이력서를 프린터로 출력, 일일이 살펴보며 서류 합격자를 가려내야 했다. 면접 일정을 잡는 일련의 과정에서도 많은 기회비용이 발생했다.

구직자는 면접 부담을 던다. 모바일 기기만 있으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영상을 올리듯 언제 어디서든 자기소개서를 손쉽게 등록할 수 있다. 직감은 구직자를 알리는 데 유용한 질문 리스트를 지원한다. 인터뷰하듯 답을 하다 보면 자기소개서가 완성된다.

박 대표는 24일 “동영상을 활용해 초기 채용 절차에 필요한 시간은 줄이고 효과는 극대화했다”면서 “구인 기업, 구직자 모두에게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1년 내 기업 1000곳, 취업준비생 10만명을 확보하겠다”며 직감 성공을 자신했다.

전망은 밝다. 휴대폰 소액결제 시장 점유율 1위 다날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직감 플랫폼에서 활동할 업체도 25곳을 모았다. 직감은 중소·벤처기업 대상 서비스다. 대기업 위주로 운영되는 채용 시장의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직자에게는 무료이지만 기업에는 일정 비용을 물린다.

큐레잇은 지난해 2월에 설립됐다.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벤처기업 인증을 획득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운영하는 스타트업 지원 사업인 스마트벤처 캠퍼스에도 합격했다. 최우수 기업으로 졸업했다. 박 대표는 일본 와세다대 국제정치경제학과에 재학하고 있다. 무기한 휴학계를 낸 상태다. 창업에 나설 최적기라고 판단, 곧바로 실행에 옮긴 것이다. 사업가인 아버지 영향이 컸다. 어릴 때부터 아이디어를 현실화, 수익 창출에 관심을 기울였다.

인력자원(HR) 영역을 눈여겨봤다. 경기와 무관하게 항상 사람이 붐비는 채용 시장에 주목했다. 꿈을 함께 실현할 천군만마를 얻었다. 박 대표는 창업 전 1년 남짓 국내 최초의 공유 플랫폼 쏘시오에 근무했다. 당시 이안호 큐레잇 부대표를 만났다. 이 부대표는 상장사에서 15년 넘게 인사·총무를 담당했다. 경험을 직감에 고스란히 녹여 냈다.

미국에서는 영상 기반 채용 플랫폼이 이미 대중화됐다. 관련 스타트업과 대기업 간 인수합병(M&A) 사례가 급속히 늘고 있다. 유럽과 남미도 마찬가지다. 브라질 기업 가운데에는 동영상 면접을 필수 채용 과정으로 정한 곳도 많다. 박 대표는 “HR 분야 유튜브가 되겠다”면서 “구직자 성격 테스트 기능을 추가, 구인 기업과 접합도를 수치로 제시하는 등 서비스를 지속해서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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