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들었어요. 뭔가가 '휙' 하고 육신을 떠났다가 돌아온 소리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에이(OA)'는 사후 세계를 규명하려는 햅 퍼시 박사와 임사 체험 생존자 프레이리, 호머 등의 얘기를 다뤘다.
햅 퍼시 박사는 임사 체험 생존자가 사망 시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는 가설을 세우고, 이들을 납치·감금해 실험한다.
실제 임사 체험 생존자는 사후 세계를 체험한 뒤 되살아나기를 반복한다.
햅 박사는 특수 장치를 활용해 육체에서 영혼이 빠져나갔다가 들어오는 소리를 녹음하고, 이를 통해 사후 세계 실체를 확인하려 한다.
햅 박사는 죽음이 호흡 정지, 심장 정지, 뇌 활동 정지가 아닌 다른 무엇이라고 믿었고, 그것을 과학적으로 밝혀내려 임상 체험 생존자를 죽이고 되살리기를 반복한다.
사후세계는 인류가 풀지 못한 오래된 숙제다. 사후세계에 대한 관심은 고대부터 이어져 왔다.
고대 이집트인은 죽음의 신 오시리스 심판을 통과하면 부활한다고 믿었다. 이들은 몸이 썩지 않도록 미라를 만들었고 영혼이 담겨 있다며 심장을 항아리에 별도 보관했다.
중국 진시황릉 병마용도 같은 맥락이다. 병마용 갱에서는 진시황제 사후세계를 지키기 위한 병마용 8000여개, 전차 100여개, 기마상 400여개가 발굴됐다.
의학 발달 때문인지 임사 체험을 경험했다는 사람도 늘고 있다. 과학적으로 사후세계를 규명하려는 움직임도 계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심장 정지로 뇌 혈류 속도가 느려져 산소 공급이 둔화되면 측두엽과 대뇌 변연계가 환각 현상을 일으킨다는 설이 있다. 뇌가 일으키는 환각 증상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미시간대 지모 보르지긴 박사 연구팀은 마취된 쥐에 심장마비를 유발해 뇌파를 관찰한 결과, 심정지 이후 30초간 깨어있을 때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뇌파가 발생했다면서 “이런 신호가 여러 사람이 말하는 임사 체험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후세계를 부정하던 신경외과 전문의가 임사 체험 후 자신의 주장을 뒤엎는 사건도 있었다.
150여건 논문을 발표한 뇌 의학 분야 권위자 알려진 이븐 알렉산더 박사다. 알렉산더 박사는 뇌사 상태에 빠졌지만 7일 만에 되살아났고, 기존 주장을 뒤엎는 '나는 천국을 보았다' 책을 썼다.
알렉산더 박사는 방송에 출연해 “뇌수막염으로 인해 대뇌 피질이 심각하게 손상돼 있었기에 꿈을 꾸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였다”며 과학적 증명은 힘들지만 사후세계가 실존한다고 주장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