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하향조정했다.
이처럼 국내 경기 둔화가 가시화되자 '금리인상' 깜빡이를 완전히 껐다. 이번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동결하면서 관련 문구를 17개월 만에 삭제했다.
그럼에도 금리인하는 없을 것이란 입장은 분명히 했다. 하반기가 되면 성장세가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이에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6%로 유지했다.
한국은행은 18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월(2.6%)에서 0.1%포인트(P) 낮춰잡은 2.5%로 발표했다. 올 1분기 수출·투자 부진에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게 됐다.
그럼에도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6%를 유지했다.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포함한 확장 재정정책이 성장세를 회복시킬 것으로 관측했다. 여기에 최근 취업자 증가 폭이 20만명을 넘는 등 고용 개선도 긍정 영향을 미쳤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정부 확장 정책과 수출·설비 투자 회복으로 성장률이 상반기 2.3%에서 하반기 2.7%로 상승할 것”이라며 “기관 전망을 조합해보면 반도체 부진은 일시 조정국면으로 하반기부터 수요가 다시 살아나며 경기가 개선될 것이란 견해가 다수”라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는 상반기 -5.3%에서 하반기 6.4%로 증가세로 들어선다고 예상했다. 상품수출 증가율도 상반기 1.4%에서 하반기 3.9%(연간 2.7%)로 높아질 것으로 봤다. 대신 건설투자는 -3.2%(상반기 -6.4%, 하반기 -0.3%)로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4월 금융통화위원회 의결문에서도 경기 활력이 사라진 점을 언급했다. 2월 '성장세가 다소 완만해진 것으로 판단된다'는 문구에서 '다소'를 삭제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금리인상' 깜빡이를 완전히 껐다. 이날 금통위에서도 만장일치로 현행 금리(1.75%)를 유지했다.
의결문에서는 '완화 정도 추가 조정 여부' 문구를 뺐다. 해당 문구는 2017년 11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올릴 때 처음 등장하며 시장에서 인상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올 한 해 금리동결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시사한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금리인하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최근 성장과 물가 흐름, 금융안정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통화정책 방향성을 사전에 정해놓기보다는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어떤 영향을 줄지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해당 문구를 삭제했다고 해서) 인하까지 검토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분명히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를 '연내 동결' 신호로 받아들였다. 박태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채권팀장은 “해당 문구 삭제는 시장에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란 신호를 보낸 것”이라며 “올해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시장 요구에 부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