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 구글 스타디아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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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해리슨 구글 부사장이 스타디아를 소개하고 있다

구글이 최근 게임스트리밍 서비스 '스타디아'를 발표하면서 소위 '구글 천하'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구글이 모바일 게임 절대강자는 물론 PC, 콘솔로 영향력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스타디아는 게이밍 경험을 바꿀 수 있는 혁신 기술로, 국내외 게임 생태계에 충격파로 다가왔다.

구글은 얼마 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개발자콘퍼런스(GDC)에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스타디아를 공개했다. 순식간에 게임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거물로 떠올랐다. 구글이 기존에는 모바일에서만 강력함을 과시했다면 스타디아를 시작으로 PC와 콘솔로 영향력을 확대한다. 자체 게임을 제공한다. 구글로 이적한 '어쌔신크리드의 어머니' 제이드 레이먼드는 신설 조직인 스타디아 게임 엔터테인먼트 수장을 맡는다. 완전 몰입형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게임 출시를 언급했다. 기존 게임사 게임 지원도 늘려간다. 현재 '어쌔신크리드:오디세이' '둠:이터널'이 공개됐다.

스타디아 영향력 확대는 모바일 플랫폼에서 일어난 상황이 PC, 콘솔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직 스타디아 아시아 지역 서비스 계획이 발표되지 않았다. 공식 입점의향을 밝힌 게임사도 없다. 북미·유럽 서비스를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다는 분위기다. 다만 향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시장을 예측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전문가는 “구글 스타디아 등장은 기성 PC, 콘솔 플랫폼 생태계를 바꿀 혁신”이라며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글로벌IT 공룡들이 스트리밍 사업을 전개하는 세계적 추세라 한국 게임사들은 또 글로벌 기업 눈치 보는 CP 역할만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구글 영향력이 커질수록 국내 회사는 게임 이용자 정보도 모르고 국가는 매출 정보도 모르는 상황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스타디아는 PC, 콘솔 등 적합한 기기가 있어야만 게임을 할 수 있던 기존 경험을 완전히 뒤집었다. 어떤 기기든 상관없이 안정적인 네트워크 환경만 있다면 최신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모든 기종을 동시다발적으로 공략할 수 있다. 스타디아가 공개되자 콘솔제작사인 소니와 닌텐도 주식이 하락했다.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는 영향력 확대에 방점을 찍는다. 유튜브 방송 중인 크리에이터와 즉시 함께 게임에 참여하는 것이 가능하다. 게임 상황을 별도 과정 없이 인터넷 주소로 변환해 친구와 공유할 수 있다. 지메일, SNS, 검색 결과에서 곧바로 게임 플레이를 할 수도 있다.

콘텐츠의 구글 집중화가 더 빨라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구글이 만든 생태계에서만 순환하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업계의 구글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모바일 게임이 중심이 되면서 구글플레이가 거의 유일한 판매처가 됐다. 국내 안드로이드 점유율은 작년 12월 기준 72%다. 이 때문에 구글 피쳐드에 오르면 게임 다운로드와 매출이 수직상승한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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