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도신소재 서정태 대표의 기업가정신〈2〉 “상생 협력으로 반도체 시장을 선도한다”
한도신소재는 정전기와 습기에 취약한 스마트폰의 약점을 보완하는 정전기 방지 포장재를 개발하고 이를 토대로 해외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2002년에는 PCB 사업을 시작하여 국내외로 사업의 영역을 더욱 확장하고 있는 기업이다.
서 대표는 한도신소재의 도약에 대한 이야기로 강연의 포문을 열었다. 창립 초부터 꾸준한 기술 개발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한도신소재는 소기업으로서 한계에 부딪혔다. 소위 ‘마이너리그’를 벗어나지 못한 채 오랜 시간 정체기에 놓인 기업의 현실에 서 대표는 불안함을 느꼈다. 그는 현실에 안주하며 불투명한 미래를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시도를 통해 ‘메이저리그’ 시장 진입을 결심했다.
이윽고 회사는 반도체 후공정 장비 통합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 개발 프로세스는 가시밭길을 걷는 것과 같았다. 또 다시 고민에 빠진 서 대표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한도신소재와 같이 우수한 기술력과 인프라를 가진 강소기업들이 매우 많다는 걸 깨달았다.
서 대표는 주변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 개발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기술자들과의 긴밀한 관계를 형성했다. 그는 소기업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서로가 가진 기술을 공유하고 접목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현재 회사는 반도체 기술 개발에 필요한 핵심 요소를 가진 소기업들과의 협약을 통해 기업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
그는 청중들에게 동종업계의 타 기업을 경쟁사로 볼 것이 아니라 협력자로 보아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각박한 기업 생태계에서 기술력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서로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큰 보탬이 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티벳에서 내려오는 히말라야 설화를 청중들에게 소개했다. 한 티벳인이 동행인과 함께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가고 있었다. 산세가 무척 험준한데다 추웠으므로 고행의 연속이었다. 그러던 중 그들 앞에 먼저 산을 오르다 다리를 다친 부상자가 나타났다. 동행인은 티벳인에게 제 몸 하나 가누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홀로 고민하던 티벳인은 부상자를 엎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들은 서로의 체온을 나누고 의지하며 산을 넘었고 동반자가 되었다. 그리고 어느 지점에선가 얼어 죽어있는 시체를 발견했다. 먼저 길을 떠났던 동행인이었다.
박 대표는 ‘남의 불행이 내 행복이고, 남을 밟고 일어서야 하는’ 풍토가 만연한 이 시대에 진정한 기업인의 자세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살기 위해 남을 살려야 하며, 상생을 통해 풍요로운 기업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는 말을 끝으로 강연을 끝맺었다.
전자신문인터넷 김은희 기자 (ke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