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9세 소년은 낙서를 팔아 300달러를 벌었다...라이트닝 네트워크

◇9세 소년이 낙서 팔아 300달러 번 비결…라이트닝 네트워크

미국의 9세 소년 데니스는 얼마 전부터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을 인터넷을 통해 팔고 있다. 300달러 상당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를 사기 위해서다.

데니스가 파는 그림은 두 가지 종류다. 1달러짜리 간단한 스케치와 10달러 프리미엄 스케치다. 사람들이 그림을 사고 대금을 지불하면 데니스는 전자 메일 혹은 우편을 통해 그림을 보내주는 식이다.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비트코이니스트에 따르면 데니스는 최근 300달러를 모아 게임기를 사는데 성공했다. 비결은 블록체인 기반 결제 솔루션 '라이트닝 네트워크'에 있다. 사람들은 데니스의 그림을 사기 위해 라이트닝 네트워크 기반 결제 서비스 오픈 노드를 사용한다. 1달러를 송금해도 단 1%만 수수료로 지급하면 된다. 결제 속도도 몇 초에 불과하다. 데니스는 라이트닝 네트워크로 수익을 창출한 최연소 예술가로 기록됐다. 미디어에 따르면 데니스는 평소 아버지와 비트코인에 대해 토론하는 것을 즐긴다.

지난해 말 미국의 또 다른 아티스트는 자신의 작품을 인터넷 경매에 올렸다. 작품은 최고가가 아닌 최저가를 부른 입찰자에게 돌아갔다. 낙찰 가격은 단 0.000000037달러. 아티스트는 라이트닝 네트워크의 소액 결제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이 같은 이벤트를 진행했다.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비트코인 등 기존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의 확장성과 속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솔루션이다. 라이트닝 네트워크의 18일 기준 거래 채널 수는 3만9266개를 기록하고 있다. 한달 전과 비교해 50% 가까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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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닝 네트워크, 비트코인 실생활 도입의 열쇠

비트코인은 초당 7건의 금융 거래를 처리할 수 있다. 초당 2만4000건의 거래를 처리하는 비자카드와 비교해 3400배 느리다. 또 다른 암호화폐인 리플과 비교해도 200배 뒤처진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일정량의 거래 정보가 담긴 블록들이 하나씩 쌓아가며 거래를 처리한다. 이때 비트코인의 블록 1개의 용량은 약 1MB다. 10분마다 1개의 블록이 생성되도록 설계됐다. 비트코인이 1초에 7건의 거래만 처리할 수 있는 이유다. 이는 1년에 2억2000만건 정도의 거래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소도시의 결제 수요를 감당하기도 벅찬 수준이다. 커피 한잔을 결제하는 데도 10분의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항상 논란이 되는 게 비트코인의 확장성 문제다. 결론은 간단하다. 비트코인의 블록 용량을 크게 늘리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가 생긴다. 바로 비트코인의 목표인 탈중앙화와의 충돌이다. 비트코인은 불특정 다수 사람들이 자신이 보유한 컴퓨터로 시스템 운영에 참여하고 보상을 받는 구조다. 만약 블록 용량이 확대되면 그만큼 거래를 처리하는 데 높은 사양의 장비가 필요하게 되고, 비용이 높아진다. 결국 고성능 장비를 보유한 소수만이 네트워크 운영에 참여하게 될 수밖에 없다. 결론은 중앙화로 돌아가게 된다.

암뎀 에페 젠서 코넬대 연구원은 이에 대해 “블록체인 핵심 요소는 신뢰할 수 있는 참가자들이 권력을 분산하여 가지는 것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탈중앙화와 확장성은 근본적으로 대립 관계에 있다.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탈중앙화를 희생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비트코인의 이 같은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것이 바로 라이트닝 네트워크다.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모든 거래 내역이 블록 안에 기록될 필요가 없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된다.

중요한 거래 내역만 블록에 저장하고 그 외의 것들은 블록체인 밖에서 처리하는 방식으로 거래 자체의 무게를 줄인다.

먼저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거래자들 사이에 결제 채널을 만든다. 거래자들은 채널에 일정량의 비트코인을 예치하고 거래를 진행한다. 채널이 열려 있는 동안 발생하는 결제 내역은 블록체인에 기록되지 않는다. 채널이 닫힐 때 최종적인 결제 결과가 블록체인에 기록된다. 수십, 수백만 건의 실제 결제는 외부에서 진행되고 최후 한 건의 결과만 블록체인에 기록해 네트워크 속도를 대폭 향상시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거래 수수료를 '제로'에 가깝게 줄일 수 있다.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초당 10만건 결제 처리를 목표로 한다. 엘리자베스 스타크 라이트닝 랩스 최고경영자에 따르면 최근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이용한 비트코인 거래는 초당 수천 건의 결제를 처리할 수 있다. 초당 수만 건의 결제를 처리하는 기존 신용카드보다 느리지만 탈중앙화 기반 비트코인을 실제 결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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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닝 네트워크 채널, 한달간 50% 급증

비트코인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2015년 2월 조셉 푼과 태지 드리자가 공동으로 발표한 논문에서 처음 공개됐다. 그해 12월 홍콩에서 열린 블록체인 포럼에서 비트코인 확장성 해결 방안으로 거론되며 집중을 받기 시작했다. 이를 시작으로 비트코인 개발자 중심으로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비트코인의 정식 개발 로드맵에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비트코인 진영은 비트코인 자체의 블록 용량을 늘리자는 측과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도입해 확장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두개의 진영으로 나눠졌다.

결국 2017년 8월 1일 블록 용량 확대를 지지하는 진영이 비트코인캐시로 분리되어 나가게 된다. 이 기간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다양한 버전으로 개선되며 빠르게 진화했다. 특히 간편하게 라이트닝 네트워크 기반 거래를 사용할 수 있는 전자지갑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실생활 응용에 속도가 붙었다.

블록체인 데이터 모니터링 사이트 1ML에 따르면 3월 18일 오전 11시 현재 라이트닝 네트워크의 채널 수는 3만9266개다. 수용 자금 규모는 1064비트코인을 나타내고 있다. 30일 전과 비교해 각각 43.9%, 53%씩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는 그만큼 많은 사람 혹은 업체들이 라이트닝 네트워크 거래에 뛰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올 초 시작된 라이트닝 토치 캠페인도 라이트닝 네트워크 도입을 앞당기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라이트닝 토치는 라이트닝 네트워크의 라이트닝과 횃불을 의미하는 토치(Torch)의 합성어다. 횃불 전달자로 지목된 사람은 일정 수량의 라이트닝 네트워크에 비트코인을 적립하고 다음 전달자를 지목한다. 이때 전 주자가 적립한 금액보다 0.0001비트코인을 더 많이 적립해 다음 주자에게 넘겨줘야 한다. 릴레이 방식을 통해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홍보하고 자금 규모를 넓혀가자는 취지다. 현재까지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최고경영자 자오창펑, 트론 프로젝트 리더 저스틴 선 등 업계 유명 인사들이 캠페인에 동참했다. 참여 지역도 40개 국가를 넘어섰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투자회사 피델리티 산하 디지털 자산 전문 자산운용사 피델리티 디지털 애셋이 참여, 캠페인에 참여한 첫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관련해 블록체인 전문 미디어 코인데스크는 “그동안 라이트닝 네트워크의 자금 수용 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인지도와 수용 자금 규모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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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 단계, 넘어야 할 산 많아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거래자들이 결제 채널을 개설하고 일대일로 송금하는 방식을 기초로 한다. 거래를 위해 사전에 충분한 암호화폐가 채널에 예치돼야 하며 거래가 끝나면 채널이 닫히고 최종 결과만이 블록체인에 기록된다. 이로 인해 충분한 채널 확보와 암호화폐 예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다. 거래 시작 이후 종료까지 양측 당사자가 영구적으로 대화창에 접속해 있어야 한다는 불편함도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일정 규모 자금을 적립해 둬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소액 결제를 타깃으로 한 라이트닝 네트워크 개발 목적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일반 사용자들의 경우 거래를 위해 채널마다 거액의 코인을 예치하지 않는다. 결국 일반 사용자들만으로는 라이트닝 네트워크의 원활한 운영이 힘들다. 거액의 자금을 보유한 거대 중개자가 필요하다는 전제 조건이 생기는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탈중앙화'를 표방한 블록체인 근본 목표에 어긋난다.

라이트닝 네트워크의 진정한 보급을 위해서는 기술 한계 외에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라이트닝 네트워크의 궁극적인 개발 목적은 비트코인이라는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결제 수단으로서 암호화폐는 여전히 기존 금융권 세력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주요 글로벌 은행은 가격 변동성을 이유로 고객이 신용카드를 통해 암호화폐를 구입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암호화폐를 통한 결제에 부정적인 각국 정부의 규제도 라이트닝 네트워크가 넘어야 할 높은 산이다.

코인니스 business@coinn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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