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강화 지시…바이오·5G 미래 전략도 주문

세계 시장서 비중 5%도 안돼 '메모리 편중' 현상 극복 지시

문재인 대통령이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육성 방안 마련을 강력히 지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메모리 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했지만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우리나라 비중은 5%에도 미치지 못한다. '메모리 편중' 현상 극복이 한국 반도체 산업의 최대 과제로 떠오른 배경이다. 또 최근 반도체 수출 부진으로 인한 제조업 위기론이 다시 불거진 데 따른 특별 지시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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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19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경쟁력이 취약한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을 높여 메모리 반도체 편중 현상을 완화하는 방안을 신속히 내주길 바란다”고 지시했다.

대통령이 특정 품목을 '콕 찍어서' 육성 전략을 지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시스템반도체가 메모리 시장의 2.5배에 이르고, 주력 산업 고도화와 신산업 창출 핵심으로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SK하이닉스 M15 준공식 행사에 참석해 “반도체 산업은 한국경제 엔진”이라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612억달러를 수출,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달성했다”며 격려한 바 있다.

이후 반년 만에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 성적은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12월 반도체 수출 실적이 8.4%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두 달 연속 20% 이상 급감했다. 메모리 가격 하락과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겹쳤다.

문 대통령은 “올해 세계 경제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도 거세게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국가 경제 근간인 제조업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세계 경기 둔화로 제조업 전반이 어려워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외부 탓으로만 돌릴 일이 아니다. 우리 제조업의 경쟁력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수출 집중도가 높은 반도체·조선·자동차 산업을 직접 언급했다. 대외 여건에 따라 큰 폭의 수출 감소 위험 우려가 있는 산업군이다.

문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에는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강화 방안, 조선 산업에는 선박 수주 회복이 고용 회복으로 연결되기 위한 지원책과 중소 조선업계 육성책 마련을 각각 당부했다. 자동차 산업에는 자동차 부품업계의 어려움 해소와 친환경차 보급 확대 등을 주문했다. 산업정책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기획재정부 등 유관 부처와의 협업이 과제로 떠올랐다.

문 대통령은 제조업 활력을 위해 정부가 전력을 기울이는 한편 주력 제조업 혁신과 함께 신산업 육성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바이오, 헬스, 소재, 부품, 장비, 5세대(5G) 이동통신 기반 산업 등 미래 제조업 발전 전략을 조속히 마련해서 주력 제조업 혁신과 신산업 발전이 균형 있게 이뤄지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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