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역대 최대인 29만1000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증가율도 정부가 사교육비를 조사한 2007년 이래 가장 높았다. 현 정부 출범 후 매년 달라진 대입 정책과 오락가락해 온 직업계고 현장실습 정책 등 정책 혼란이 사교육을 부추긴 것으로 지적됐다.
교육부와 통계청은 '2018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2018년 사교육비 총액은 약 19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000억원(4.4%) 증가했다. 1인당 월평균 명목 사교육비는 전년 대비 1만9000원(7.0%) 늘어난 29만1000원으로 조사됐다.
초·중·고 1486개교 학부모 4만여명을 대상으로 학기 중인 3~5월과 방학이 포함된 7~9월 지출 사교육비를 조사한 결과다. 사교육을 받지 않은 학생까지 포함해 평균 통계가 현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있지만 연간 추이는 비교할 수 있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017년 27만2000원에서 지난해 29만1000원으로 올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인당 사교육비는 2010년 이후 24만~25만원대를 유지했지만 2017년(5.8%), 2018년(7.0%) 2년 연속 5% 이상 상승했다. 조사가 시작된 2007년 이후 증가율이 7%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2018년은 대입 공론화를 비롯해 문재인 정부의 교육 정책이 그대로 반영된 해다. 올해 고등학생은 모든 학년이 각기 다른 형태의 입시를 치러야 한다. 정책 혼란이 그대로 사교육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공교육을 혁신하고 강화하겠다고 한 문재인 정부 들어 사교육비가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이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증가는 교과 사교육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월평균 교과 사교육비는 21만3000원으로 전년 대비 7.6%(1만5000원) 증가했다. 예체능 및 취미·교양은 7만6000원으로 5.8% 올랐다.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 사교육 참여율 모든 측면에서 증가했다. 사교육 참여율은 72.8%로 전년(71.2%) 대비 1.7%포인트(P) 상승했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진로·진학 학습 상담도 사교육비에 포함해 공표했다. 지난해 진로·학습 상담 연간 총액은 616억원으로 나타났다. 진로·진학 학습 상담은 진로 관리, 입시 상담, 성적 관리 상담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활동이다. 드라마 '스카이캐슬'의 '코디' 역시 여기에 해당한다. 학급별로는 초등학생이 42.9%가 늘어난 166억원, 중학생 127억원(10.0%↑), 고등학생 324억원(30.2%↑)으로 집계됐다.
교육부는 사교육비 증가 대책으로 대입 안정화·단순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교육 당국도 대입 혼란이 사교육 의존도를 높였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밖에도 공교육 내실화와 사회 구조 완화 노력을 대책으로 내세웠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사가 실제로 가르치고 학생이 학습한 내용 중심으로 학교 교육 활동 내에서 평가하는 '과정 중심 평가'로 전환하겠다”면서 “공교육정상화법을 개정해 초등학교 1~2학년 대상 영어 방과후 과정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또 “학력에 따른 임금 격차, 저출산 기조 및 1인 가구 자녀의 높은 사교육비 증가 등 사회구조적 요인도 사교육 증가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회구조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우선 고졸취업 활성화 정책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