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50만호 AMI 보급 차질…스마트 전력 시대 순연

정부가 2020년까지 전국 2250만호에 지능형검침기(AMI)를 보급하려던 계획이 순연될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AMI 보급이 700만대에 그치면서 목표와는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11일 한국전력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당초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지난해까지 1100만대를 목표로 AMI 보급 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보급 실적은 700만대에 그쳤다. 2017년 설치 예정물량 80만대와 지난해 계획 물량 400만대가 보급되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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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I는 양방향 전력 통신망을 이용해 전력사용량, 시간대별 요금정보 등 전기사용정보를 제공하는 전력계량 인프라다. 가정마다 전기를 얼마나 사용하는지 실시간 파악이 가능한 서비스다.

산업부와 한전은 지난 2013년 'AMI 전환기본계획'을 세우고 2020년까지 전국 모든 계량기를 AMI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한전이 서비스를 공급하는 저압 전 고객 2250만호가 대상이다. 2016년까지 누적 480만호, 2017년 300만호, 2018년 400만호 구축 등이 목표였다.

한전은 AMI 보급을 통해 개별 가정과 빌딩에서 실시간 전력과 요금을 파악할 수 있어 시간대별 차등요금제 서비스 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발전량과 사용량 측정으로 신재생에너지 확산과 전기차충전서비스(EVC), 스마트시티 확산 기반 인프라로 활용될 수도 있다.

하지만 2017년 하반기부터 보급이 지연됐다. 국정원이 AMI 통신기반인 전력선기반통신(PLC) 모뎀 칩에 암호모듈검증(KCMVP)을 거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국정원은 개별 가정에 보급할 AMI 모뎀과 AMI에서 측정된 데이터를 서버로 전송하는 통신설비인 데이터집중장치(DCU)에 대한 보안 강화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해킹 등 보안 우려 때문이다.

한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보급 사업을 병행하면서 보안 칩 개발에 착수해 지난 8월에 보안모듈 개발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보안 모듈 개발과 검증까지 마친 만큼 올해 사업에는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서버 전송 통신설비인 DCU에서 KCMVP 인증을 마치고 기존 설치 DCU와 신규 설비에도 적용했다”며 “가정에 보급하는 스마트미터 보안도 실증이 마무리돼 보급 사업이 곧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2017년 후반기부터 순연된 AMI 보급은 당초 목표대로 진행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전 관계자는 “AMI 공급사가 보안 모듈 적용을 마치고 이달부터 공급을 재개하면 지난해 구축하기로 했던 물량부터 순차적으로 공급을 재개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공급하기로 했던 400만호 물량을 올해 공급 재개하는 것이다. 올해 예정 물량은 순연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른 요금제 준비나 전력데이터 서비스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한전은 기존 구축된 AMI에 대해선 향후 교체 시점에 강화된 보안을 적용할 방침이다. 이미 공급된 물량 규모가 700만호에 이르는데다 하드웨어 교체가 수반되기 때문이다.

[한국전력 AMI 구축실적 및 계획] (단위:만호)

2250만호 AMI 보급 차질…스마트 전력 시대 순연

이경민 산업정책(세종)전문 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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