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차, 10년 만에 일본 재진출...핵심 병기는 '수소·전기차'

10월 도쿄모터쇼서 진출 선언 SUV형 친환경차로 틈새 공략

현대자동차가 일본 승용차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낸다. 2009년 판매 부진으로 현지 승용차 사업부를 철수한 지 10년 만이다.

2000년부터 10년 동안 판매량 1만5000여대에 그치며 쓴맛을 본 현대차가 이번엔 수소전기차(FCEV)와 전기차(BEV)를 핵심 병기로 삼았다. 일본은 현대차가 뚫지 못한 유일한 시장이면서 달라진 한국 자동차 위상을 증명할 무대라는 상징성도 띤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최근 일본 승용차 시장 재진출을 확정하고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우선 오는 10월 2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2019 도쿄모터쇼'에 600㎡ 규모 단독 부스를 차리기로 했다. 현대차의 일본 진출 데뷔 무대다. 모터쇼를 통해 현지 진출을 선언한다. 현지 차량 판매 시점은 마케팅 효과가 기대되는 '2020년 도쿄올림픽' 일정을 고려해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가 유력하다.

현대차는 이미 2017년부터 일본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시장 전략을 짜왔다. 초기 현지 시장 간판 차종으로는 '친환경차'를 최종 선택했다.

대대적 마케팅 활동보다는 현지에 출시되지 않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형 친환경차 위주로 초기 시장 안착을 노릴 것으로 분석된다.

모터쇼의 현대차 부스는 세계 최초 양산형 수소전기차인 '넥쏘(Nexo)'를 전면에 내세운다. 여기에 주행 성능을 크게 개선한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코나 일렉트릭'을 포함해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전기버스, 수소전기버스 등도 전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에 미래형 콘셉트를 제외한 내연기관차 전시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일본은 수입차 시장점유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자국 브랜드 선호도가 매우 높다. 이 때문에 현대차의 재진출도 고전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차의 친환경차 라인업은 토요타 등 현지 완성차에선 찾아볼 수 없는 강점도 있다.

일본 수소전기차 시장의 경우 토요타 '미라이'와 혼다 '클라리티FC'가 있지만 이들 차량은 출시된 지 3년이 넘은 구형이다. 넥쏘와 비교해 주행 성능은 물론 각종 반자율주행 기능과 안전사양 등은 현대차가 크게 앞선다. 현지 수소충전소도 100곳(2018년 4월 기준)에 달해 충전인프라 접근성도 뛰어나다.

전기차(BEV)도 마찬가지다. 현지 시장점유율 독보적 1위인 토요타의 경우 아직까지 BEV 모델이 없다. 닛산 '리프'와 혼다 '클라리티' 등이 판매되고 있지만 냉난방 공조 및 배터리 운영 효율 등 면에서 현대차가 한발 앞선다. 특히 현대차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분야에서 SUV형 라인업을 확보한 세계 유일 업체다. 가격 경쟁력도 북미 시장 기준으로 일본 브랜드와 비슷하거나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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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일본 현지의 현대차 소나타 신차 발표회장 모습.

현대차 관계자는 “일본 진출을 타진하기 위해 올해 도쿄모터쇼 참가를 확정했다”면서 “현지 진출 효과를 따져보고 있으나 진출 시점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2000년 판매법인 '현대모터재팬'을 설립하고 '아반떼'와 '싼타페'를 앞세워 일본에 진출했다. 2009년까지 10년 동안의 판매량은 1만5000여대에 그쳤다. 이후 승용차 사업 부문은 철수하고 현재 '유니버스'라는 브랜드로 상용차 사업부만 일본에 남아 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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