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건수가 최근 10년 사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기업결합 금액은 줄었고, 사업재편을 위한 인수합병(M&A)이 두드러졌다. 올해는 유료방송·게임 분야 등에서 대형 기업결합이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지난해 총 702건 기업결합을 심사했다고 5일 밝혔다. 기업결합 심사 건수는 최근 10년 사이 가장 많았지만 금액은 전년보다 22조8000억원 줄어든 48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공정위는 일정 기준에 해당하는 기업결합 추진 시 경쟁 저해 등이 발생하는지 심사한다. 기업결합 당사회사 중 일방의 직전 사업연도 자산총액 또는 매출액이 3000억원 이상이고 상대방의 직전 사업연도 자산총액 또는 매출액이 300억원 이상인 경우 기업결합을 신고해야 한다.
지난해 국내 기업의 국내·외 기업 대상 기업결합은 570건으로 전년보다 56건 증가했다. 다만 기업결합 금액은 전년대비 10조2000억원 줄어든 43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무역 분쟁 등 경제 전반 불확실성 증대 영향으로 대형 기업결합이 줄고, 소규모 M&A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공시대상기업집단(이하 대기업집단)에 의한 기업결합은 208건, 금액은 22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건수는 73건, 금액은 3조6000억원 늘었다. 사업구조 재편 등으로 볼 수 있는 대기업집단 내 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111건, 금액은 18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건수는 43건, 금액은 11조4000억원 늘었다.
황윤환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대기업집단 내 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2년 연속 건수, 금액 모두 증가했다”면서 “대기업집단 내 구조조정 등 사업재편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기업의 국내·외 기업 대상 기업결합은 건수는 132건, 금액은 443조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건수는 22건, 금액은 12조6000억원 감소했다. 브렉시트, 미중 무역분쟁 등 경제환경 불확실성 증대, 유로지역·중국 등 주요국 경기 둔화에 따른 글로벌 경제 성장세 약화 영향으로 풀이된다.
공정위는 올해에도 기업결합 심사 증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보호무역, 글로벌 경제 성장세 약화 등으로 기업결합이 중요한 성장전략, 사업구조재편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유료방송업, 게임업, 조선업 등에서 기존 산업 경쟁력 제고, 신성장동력 확보 등을 위한 대형 M&A가 추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황 과장은 “앞으로도 충실하고 심도있게 기업결합을 심사하겠다”며 “경쟁제한 우려가 없는 기업결합은 신속히 심사·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