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페이스북 메신저를 무료로 제공하며 올해 첫 제로레이팅 서비스 포문을 열었다.
제로레이팅을 허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5세대(5G) 시대 필수 서비스라는 점에서 이통사업자 간 제로레이팅 경쟁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중·고교생에게 인기가 높은 페이스북 메신저를 제로레이팅 서비스로 제공한다고 5일 밝혔다.
중·고교생은 영한동 웹사이트에 접속해 '데이터 슈퍼패스'를 신청하면 데이터 소진 없이 무료로 페이스북 메신저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페이스북 내에서 음성·영상 통화 기능을 사용할 때는 무료 혜택을 받지 못한다.
페이스북 메신저는 월간 순이용자가 510만명에 달해 국내 모바일 메신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이용 시간에서 중고생(13~18세)이 차지하는 비중은 60%가 넘는다. 이들은 주로 친구와 대화하는 데 페이스북 메신저를 이용한다.
SK텔레콤 10대 고객 전용 제로레이팅 서비스인 데이터 슈퍼패스는 페이스북 메신저를 포함해 총 23개 애플리케이션(앱)에 데이터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지난해 9월 1020 브랜드 영(0)을 내놓을 당시 15개에 불과하던 무료 앱 숫자가 빠르게 늘었다.
SK텔레콤은 일반 고객 대상으로 11번가, 포켓몬고, T맵, 모바일T월드, 스마트초이스 등을 제로레이팅으로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특정 연령대가 아닌 전 연령대를 겨냥한 제로레이팅 서비스 출시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통사 간 제로레이팅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SK텔레콤에 이어 KT와 LG유플러스도 제로레이팅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제공하는 제로레이팅은 30종으로 KT 11종, LG유플러스 13종보다 많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한 덕분이다.
제로레이팅 출시에 우호적 환경도 조성됐다. 지난해 말 활동을 종료한 인터넷 상생발전협의회에서는 사전규제를 부과할 것이냐 일정한 조건을 붙일 것이냐를 두고 논란이 일기는 했지만 제로레이팅이 이용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에는 모두가 동의했다.
동등제공 등 불공정 행위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제로레이팅을 활성화하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5G 시대 개막은 제로레이팅 활성화 결정적 계기가 될 전망이다.
롱텀에벌루션(LTE)과 비교해 데이터 단위당 요금은 저렴하지만 총 요금은 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대용량 데이터 이용을 촉진하려면 제로레이팅을 제외하곤 이렇다 할 해법이 묘연한 상황이다.
이용자에게 저렴하거나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요금은 콘텐츠 사업자나 이통사가 분담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하되 이용자에게 일부 요금을 내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한명진 SK텔레콤 MNO사업지원그룹장은 “고객이 통신비 걱정 없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올 한해 국내외 기업과 제로레이팅 제휴를 적극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통3사 제로레이팅 서비스 현황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