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막 오른 제3인터넷은행 '합종연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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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규모 1, 2위를 다투는 하나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제3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진출을 놓고 본격 경쟁에 돌입했다.

기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선발 인터넷전문은행을 뛰어넘는 '초격차' 혁신을 촉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 발표된 컨소시엄 구성상으로는 일단 하나금융이 신한금융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다. 최종 접수까지 한 달여가 남은 만큼 향후 어떤 기업을 끌어들여 판을 짜느냐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네이버가 인터넷전문은행 불참을 선언하며 열기가 식었던 상황에서 대형 금융그룹 2곳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면서 제3 인터넷전문은행 사업권 획득 레이스가 달아오르고 있다.

◇증권·ICT·종합금융 시너지 '하나'

하나금융그룹 컨소시엄에는 업계 시장지배력을 가진 기업이 대거 참여했다. 특히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서비스를 추진 중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우선 하나금융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의 ICT 경쟁력이 상당하다.

키움증권은 금융과 ICT를 융합한 차별화 전략으로 14년째 주식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온라인 증권거래에 최적화된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영웅문' 등을 통해 객장 중심 주식 거래 문화를 온라인으로 바꾸는 등 금융투자업계 변화를 이끌었다. 온라인 공모주 청약을 증권업계 최초로 실시하는 등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비즈니스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키움저축은행과 키움예스저축은행 등을 통해 이미 은행업 경험을 축적한 것도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확대에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대주주인 키움증권은 이미 컨소시엄에 참여를 확정한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 외에도 추가 주주를 확보할 계획이다. 교보생명, SBI홀딩스 등 컨소시엄 참여가 유력하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이번 컨소시엄은 증권, 은행, ICT 등 각 분야 리딩 기업이 참여해 인터넷전문은행을 운영하는데 필수인 재무 안정성까지 확보했다”면서 “컨소시엄에 참여한 3사는 향후 재무 안정성을 기반으로 금융혁신과 포용적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바일 중심 인터넷은행 경쟁에서 SK텔레콤도 확고한 경쟁력을 보유했다. 무엇보다 압도적 이동통신 1위 사업자다. 알뜰폰을 제외한 SK텔레콤 단독 이동전화 가입자는 작년 말 기준 2760만 명에 이른다. 휴대폰에서 생산되는 방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인터넷은행 활용이 가능하다. SK텔레콤 연계서비스와 협력도 예상된다. 지난해 9월 SK플래닛에서 분사해 별도 법인으로 독립한 자회사 11번가는 12월 이커머스 모바일 웹·앱 통합 순방문자수 1위(1658만)를 기록했다. 인터넷전문은행과 이커머스는 긴밀한 협업이 가능한 영역이다. 지난해 취급고 4000억원을 넘긴 SK브로드밴드 자회사 SK스토아와 커머스 협력도 가능하다.

SK텔레콤 킬러서비스인 T맵은 월간 이용자수가 1000만이 넘는다. 2016년 타사 고객에게도 무료 개방한 이후 T맵 이용자가 급격히 늘었다. 여기에 최근 공격적 영업을 펼치는 '티맵택시'까지 가세하면 빅데이터 활용은 물론이고 인터넷전문은행 활용도를 키울 수 있다.

SK텔레콤이 보유한 'New ICT'를 접목해 인터넷전문은행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NUGU)'는 커머스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SK텔레콤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 양자암호통신, 양자난수생성 기술을 도입하면 경쟁사 대비 차별화한 보안성을 제공할 수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국내 최초로 스마트폰뱅킹 서비스를 실시한 이래 블록체인 기반 글로벌 로열티 서비스 'GLN',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합작한 디지털뱅크 '라인뱅크', 대화형 인공지능 금융비서 '하이(HAI)뱅킹', 현재 누적 회원 수 약 1500만명 금융권 최초 통합멤버십 플랫폼 '하나멤버스', SK텔레콤과 합작한 모바일 생활금융 플랫폼 '핀크(Finnq)' 등을 선보이며 디지털 금융시장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핀테크 혁신 '신한'

신한금융그룹은 비바리퍼블리카와 협력해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을 꾸리고 있다. 참여사 외형과 자본 적정성 보다는 혁신 기반 핀테크 모델을 융합하겠다는 취지다.

신한금융이 보유한 노하우와 안정성, 자금력에 토스가 가진 혁신성, 창의성을 더해 '혁신적, 포용적' 모델의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별도 추진단을 발족해 컨소시엄 구성 및 참여사의 지분율, 자본금 규모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비바리퍼블리카 토스는 간편송금, 무료신용등급 조회, 은행·증권사 계좌 통합 조회 등 기존 금융권에서 제공하지 않던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을 성공시킨 저력이 있다.

현재 2개의 인터넷전문은행이 있지만 대부분 금융 서비스가 오프라인에 집중돼 있다. 반면 토스가 보유한 1100만명에 달하는 고객은 온라인, 모바일 채널에 익숙하다. 혁신적인 비대면 채널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

토스가 송금 분야에 메기역할을 했던 혁신 서비스를 인터넷은행 여러 서비스에 접목할 경우, 오히려 덩치가 큰 하나금융 컨소시엄보다 '애자일'하게 시장을 잠식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엿보인다.

◇인터넷은행 글로벌 진출 '첫 단추' LG유플러스만 남았다

그간 인터넷전문은행은 내수 기반이었다. 하나금융이 국내에서 초대형 컨소시엄을 꾸린 것과는 별개로 해외 글로벌 시장에 디지털 뱅킹을 추진한다. 네이버 라인과 인도네시아를 기점으로 동남아시아 전역에 토종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접목하는데 합의했다.

앞서 하나금융은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인도네시아 KEB하나은행'과 라인(LINE) 간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지법인 지분 20%를 라인파이낸셜아시아가 사들였다.

하나금융은 인도네시아 법인을 통해 인터넷전문은행 서비스와 상품 DNA를 이식하는 작업을 추진키로 했다. 현재 라인과 세부적인 서비스 상용화 계획에 착수했다.

해외에서 국내 최초로 토종 인터넷전문은행이 설립되는 마중물이 될 전망이다.

신한금융도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획득하면 아마존 등 글로벌 파트너사와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를 해외에서도 선보일 계획이다.

KT에 이어 SK텔레콤까지 인터넷은행 시장에 뛰어들면서 LG유플러스 진출 가능성 여부도 관심사로 떠오른다.

업계는 마이데이터 등 미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라도 금융+통신 간 인터넷은행 합종연횡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LG유플러스도 유관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LG가 블록체인 등 미래 신사업에 대거 투자를 하고 있는 만큼 또 다른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농협 등 아직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은 금융사와 동반 진출 가능성이 점쳐진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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