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IT공룡이 헬스케어에 주목하는 이유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정보기술(IT) 공룡 기업들이 헬스케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들은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플랫폼으로 헬스케어까지 영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은 정밀 진단을 기반으로 병원 내 수많은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관리, 더 나은 의료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IT 기업에 헬스케어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다. 시장은 갈수록 포화됐지만 헬스케어만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건강한 삶에 대한 투자는 늘고 있다. 글로벌 IT 공룡은 기존 플랫폼 기반으로 헬스케어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내놓으며, 막대한 자금과 연구진으로 무장했다. 이들이 분석하는 데이터가 증가할수록 플랫폼은 더욱 고도화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인터넷 검색, 동영상 서비스, 사회관계망서비스(SNS)까지 글로벌 IT 기업에 안방을 내줬다. 그들이 헬스케어 영역까지 들어오는 건 시간문제다. 선진국 병원은 이 같은 시스템을 활용해 연구, 진단, 치료 부문에서 또다시 우리를 앞지를 것이다. 이미 미국 1차 의료기관 가운데 90% 이상이 클라우드 전자의무기록(EMR)을 이용하고 있는 등 환자에게서 생성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할 기반을 마련했다.

국내는 2017년 병원 의료 정보를 클라우드에 보관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다. 그러나 클라우드에 의료 정보를 보관하려 시도한 병원은 한 곳도 없다. 규제에 막혀 도입이 늦었다. 여기에 보수적인 병원이 보안 우려 등을 내세우고 있어 클라우드로의 전환도 미흡하다. 물론 병원 수익성이 악화돼 투자 여력도 없다.

글로벌 IT 공룡 기업의 헬스케어 진입은 더욱 가속되고 있다. 이제 의료 데이터까지 이들 공룡 기업의 손에 넘어갈 수 있다. 의료 데이터는 질병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나아가 신약을 개발하는 데 소중한 자원이다. 이 분야에 대한 규제 개선과 정책 지원이 시급하다. 넋 놓고 있다가 병원 경쟁력은 물론 의료 IT 융합 산업까지 퇴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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