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선출되는 진교영 반도체산업협회장…탄탄한 반도체 생태계 조성 '급선무'

오는 15일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신임 회장이 선출된다.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이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3년 간 '반도체 팀코리아'를 이끌 진 사장 앞에는 반도체 가격 조정 대응, 수익성 회복, 소재·부품·장비 고도화 등 만만찮은 과제가 산적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새롭게 추대될 국내 반도체 업계 수장으로서 메모리 반도체에 의존한 열악한 생태계를 탄탄하게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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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15일 정기총회를 열어 11대 신임 협회장을 선출한다. 이날 후보자 추천을 받고, 이사회 투표를 거쳐 뽑을 예정이다.

반도체산업협회장 자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장이 번갈아가면서 맡는 것이 관례다. 현재 부회장 직을 맡고 있는 진교영 삼성전자 사장이 신임 회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진 사장이 국내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탄탄하게 만드는 게 가장 시급한 일이라고 진단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는 “1980년대 초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를 시작한 후 제조에 관한 경쟁력은 구축됐지만 반도체 장비, 부품, 재료에 대해서는 아직도 초창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며 “진짜 세계 반도체 강국이 되려면 관련 인프라 강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대기업이 국내 반도체 중소기업과 협업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는 팹리스 업체 육성, 장비 국산화율 향상, 반도체 인력 양성에 적잖은 도움을 줄 것이라는 주장이다.

국내 팹리스와 상생을 늘릴 수 있도록 협회 차원에서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사업 외에도 파운드리 사업에서 대만 TSMC와 경쟁을 가속화하는 만큼, 국내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를 키워 '잠재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팹리스 업체 자람테크놀로지 백준현 대표는 “해외 사례들처럼 국내 팹리스들이 견본 칩을 만들 때만이라도 대형 메모리 업체의 설계 자산(IP)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반도체 펀드가 투자받기 어려운 팹리스에게 지원을 해줄 수 있는 방향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도입한 국산 반도체 장비 비율이 30% 안팎에 불과한 것도 되짚어볼 대목이다. 팽동현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일본 장비를 많이 수입하고 있는데, 일본 장비들은 대기업보다는 중소업체들이 개발한 것”이라며 “중소 장비 업체들이 핵심 장비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협회 차원에서 더욱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인력 양성도 중요한 과제다. 백준현 대표는 “기존에도 협회에서 학교와 중소기업이 연계하는 인력 양성 사업을 진행했지만, 우수한 학교 위주로 진행되다 보니 참여한 학생들은 대기업으로 간다”며 “앞으로 지방 국립대학교와 연계를 늘려 중소기업들이 인재들을 채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송용호 한양대학교 교수는 “협회 대다수 회원사가 비메모리 회사인데, 이들의 힘든 상황을 측면 지원하고 챙기는 것이 큰 숙제”라고 덧붙였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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