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살아있는 생쥐 머리에 빛만 비춰 뇌 유전자 발현을 제어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매우 약한 빛에도 반응하도록 유전자 재조합 효소를 설계해 원하는 위치와 타이밍에 효소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김두철)은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소속 허원도 KAIST 생명과학과 교수팀이 빛에 민감하게 반응해 활성화되는 '광활성 Flp 유전자 재조합 효소(PA-Flp 단백질)'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효소는 발광다이오드(LED) 빛을 쏘는 비침습성 방식만으로도 유전자 발현을 유도할 수 있다. 유전자를 자르고 재조합하는 기능을 지닌다. 민감도가 높아 매우 적은 양으로도 반응한다.
연구팀은 기억을 관장하는 쥐의 뇌 해마 부위에 이 효소 단백질을 넣은 뒤 약 30초 동안 머리 부위에 LED를 비추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 결과로 생쥐 뇌의 깊은 조직 영역에서 단백질이 활성화된 것을 확인했다. 생쥐에게 쏜 빛은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휴대폰 손전등 수준 세기다.
또 연구팀은 IBS 사회성 뇌과학 그룹과 공동 연구해 PA-Flp 단백질이 물체를 탐색하는 능력도 높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허원도 교수는 “개발 기술은 실험쥐 생리학적 현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물리적, 화학적 자극이 거의 없이 LED로 원하는 특정 유전자 발현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며 “향후 다양한 뇌 영역을 탐구하는 데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