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2000억 'ICT 펀드' 만든다…소득주도성장 아닌 경제활력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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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과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19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정부가 1조2000억원 규모 '정보통신기술(ICT) 펀드'를 신설해 중소·중견 ICT 기업에 투자한다. 현대차그룹 신사옥 건립 등 총 12조원+α 규모 투자 프로젝트 추진을 지원, 부진한 기업 투자에 마중물을 붓는다.

경제 정책은 '소득 주도 성장'보다 '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췄다. 새해 성장률이 2.6~2.7%에 머무르는 등 엄중한 상황을 고려한 정책 방향 수정으로 풀이된다.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은 부작용 보완을 위해 새해 2월까지 최저임금 결정 구조 개편,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연장 작업을 마무리한다.

정부는 17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확대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2019년 경제정책방향'을 확정했다.

정부는 최우선 과제로 소득 주도 성장이 아닌 경제 활력 제고를 제시했다. 올해와 새해 성장률이 2.6~2.7%에 머물고, 수출 증가세 둔화로 새해 경상수지가 640억달러로 축소되는 등 경제 여건 전반이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했다.

최근 투자 둔화 추세를 고려해 '기업투자 활성화'에 총력을 쏟는다. 1조2000억원 규모 ICT 펀드를 신설, ICT 관련 중소·중견 기업에 투자한다. 우정사업본부가 4000억원, 민간·기관투자자 등이 8000억원을 각각 펀드에 출자할 계획이다.

이해 관계 조정 등으로 막혀 있는 대규모 기업 투자 프로젝트 조기 착공을 추진한다. 현대차 신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3조7000억원) 설립 등 총 6조원+α 규모 4개 프로젝트 투자를 지원한다. 민간 투자 사업 대상 확대 등 제도 개편, 신속한 사업 추진 지원으로 총 6조4000억원 이상 규모 프로젝트를 돕는다. 예비타당성(예타) 조사를 면제하는 대규모 공공투자 프로젝트는 새해 3월까지 확정한다.

경기·고용 하방 위험에 대응해 새해 예산(470조원)의 61%를 상반기에 조기 집행한다. 역대 최고 수준 조기 집행이다. 총 6조원 규모 '글로벌 플랜트·건설·스마트시티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등 수출, 해외 진출 지원을 강화한다. 소비 증진을 위해 당초 연말 종료 예정이던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5%→3.5%)를 새해 6월까지 연장한다.

정부는 이보다 앞서 발표한 세 차례 경제 정책 방향과 달리 경제 활성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큰 틀에서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은 지속하되 새해엔 기업 투자 촉진 등으로 '성과 창출'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16개 중점 과제를 뽑아 새해 상반기까지 반드시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은 부작용 보완에 나선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 부담 완화를 위한 대책을 이달 발표한다. 지나치게 빠른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새해 1월 최저임금 결정 구조 개편안을 마련하고, 국회 논의를 거쳐 2월 법 개정을 완료한다.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법안도 2월까지 국회 처리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과 같은 새로운 경제 정책은 경제·사회 수용성과 이해관계자 입장을 조화롭게 고려해 국민 공감 속에서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필요한 경우 보완 조치도 함께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경제 정책 방향은 기존 경제 정책과 차별화되는 혁신 대책이 눈에 띄지 않았다. 공유경제 활성화 등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과제는 6개월 내 눈에 띄는 성과를 창출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최소한 16대 중점 과제는 반드시 결실을 맺겠다는 각오로 경제팀이 하나가 돼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면서 “우리는 지금 경제 정책 기조를 바꿔 가고 있다. 추진 과정에서 논란과 의구심이 있을 수 있다. 인내심을 발휘하고 결실을 맺는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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