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의 해외사업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대표 제품인 '신라면'을 중심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주요 국가 대표 유통 채널을 적극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농심은 올해 해외실적이 전년 대비 18% 성장한 7억6000만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17일 밝혔다. 중국과 미국, 일본, 호주 등 해외법인 모두 두 자릿수 성장을 보였으며 수출 또한 늘어나 연간 최대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신라면은 올해 해외매출 2억8000만달러를 기록, 글로벌 브랜드로 확실한 위상을 보였다.
농심은 미국에서 월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사를 중심으로 공격적 마케팅을 펼쳐, 사상 처음으로 미국 주류시장이라고 불리는 메인스트림 매출이 아시안 마켓을 앞질렀다.
1971년 미국 라면수출로 해외시장에 첫 발을 내디딘 농심은 1994년 미국에 최초 법인을 설립해 본격 해외사업에 들어갔다. 현재 미국 LA를 비롯해 중국 상해, 심양, 청도, 연변 등 해외에서 5개 생산공장을 가동, 현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심은 '정체된 국내 라면시장 돌파구는 해외시장에 있다'는 구호 아래 해외 법인을 중심으로 공격적 글로벌 사업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월마트 전 점포에 신라면을 공급한 이후 코스트코, 크로거 등 메인 유통사 판매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면서 올해 농심 미국사업 실적은 12% 성장한 2억2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에서는 사드 이슈를 극복하고 전자상거래와 대도시 중심의 판매를 늘려 전년 대비 23% 성장한 2억8000만달러 실적을 올렸다. 일본에서는 편의점 판매를 강화하고 신라면 데이, 신라면 키친카 등 다양한 마케팅을 펼쳐 혐한기류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했고 호주에서도 교민시장과 현지시장을 두루 공략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필리핀과 베트남 등 주요 동남아 국가에서도 현지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매출이 급증했다.
농심 해외사업의 주역은 단연 '신라면'이다. 신라면은 월마트와 코스트코, 아마존, 알리바바 등 세계 최고의 기업이 선택하는 한국 식품 브랜드로 평가 받고 있다. 이 같은 브랜드 파워를 통해 신라면은 신규 시장을 개척하는 첨병역할과 기존 시장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주력상품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농심의 차별화된 맛도 해외매출 호조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대표 제품 신라면을 접한 해외 소비자들은 한번 먹으면 반드시 다시 찾게 되는 매운맛이 인상적이라고 말한다. 실제 농심이 올해 미국 월마트 1300여 매장에서 진행한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다른 제품에서 맛볼 수 없는 깊은 맛”, “한끼 식사로 손색없는 품질”을 주요 구매요인으로 꼽았다. 여기에 K-POP 등 문화한류가 겹쳐, 신라면의 인기는 지속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농심 관계자는 “내수시장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만큼 잠재력이 큰 해외시장에서 활로를 찾는 게 식품업체들의 필수 과제이자 경쟁력”이라면서, “한국의 매운맛으로 식품외교관 역할을 하고 있는 신라면을 중심으로 라면한류 열풍을 계속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내년 해외사업 매출 목표를 올해보다 16% 높은 8억8500만 달러로 잡았다. 이를 위해 농심은 내년 미국시장 공략을 더욱 가속화할 예정이다. 농심은 12월 중 LA공장 생산라인 증설을 마무리하고 내년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새로 구축하는 라인은 용기면 전용으로, 성장세인 미국 용기면 시장을 정조준 한다. 현재 봉지면 2개 라인, 용기면 3개 라인을 갖춘 농심 LA공장은 용기면 1개 라인이 더 늘어나면서, 용기면 중심의 생산 체계를 갖추게 됐다.
신동엽 미국법인장은 “미국뿐만 아니라 캐나다, 남미까지 다양한 고객층이 농심 제품을 찾고 있다”며 “농심의 제품력과 체계적인 생산-유통 시스템을 바탕으로 수년 내 일본을 넘어 미국시장 1위에 올라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