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설비투자 위축은 글로벌 경기 약세와 제조업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업종 간 불균형 구조가 심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설비투자 부진을 완화하기 위해 대외 여건 변화에 선제 대응하고, 내부적으로는 과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산업 구조조정을 원활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은 16일 '최근 설비투자 부진의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경제성장을 주도해 온 설비투자가 올해 들어, 특히 중반 이후에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올 들어 세계적인 보호무역 기조 확산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 실물지표와 체감지표 모두 약세 흐름을 보이면서 국내 기업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산업생산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우 미약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제조업 경기가 올해 내수를 중심으로 부진이 이어지면서 국내 기업 투자 수요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도체 등 일부 정보기술(IT) 업종에서는 투자가 확대됐지만, 조선 등 운송장비 업종 투자가 축소되는 등 제조업 내 업종 간 불균형 구조가 심화했다.
보고서는 국내 설비투자 향방이 미중 통상마찰과 선진국 금리 인상, 브렉시트 협상 결과, 중동 지역 정정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 해소 여부에 달렸다고 봤다. 또 제조업 내 공급과잉 완화 여부도 중요한 변수로 지목했다.
연구원은 제조업 재고율 등 일부 지표상 공급과잉 문제가 일정 부문 해소되고 있어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내 투자 회복을 위한 외국인투자 유치도 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정부와 기업이 발표한 각종 투자계획이 본격적으로 실행되는지가 투자 회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외국 기업이 국내 경영활동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관련 사항을 세밀히 검토해 대처하고, 민관이 추진하는 투자계획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투자환경 개선 및 규제혁신 등을 통해 성장과 투자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