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 하고 싶다"...中 개인정보 불법거래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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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와 인증 서비스 상품을 판매하는 중국 딜러와 메신저를 통해 대화하고 있다

국내 온라인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중국 현지에서 한국인 개인정보 불법 거래가 성행하고 있다. 휴대폰 본인 인증 절차나 부분 유료화 아이템을 구매하기 위한 '실제 개인정보'를 획득하기 위해서다. 거대 전자상거래 사이트부터 게임 콘텐츠에 특화된 상거래 사이트까지 규모조차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거래가 이뤄진다. 한국 게임 중국 신규 진출이 막힌 가운데 '로스트아크' '검은사막' 등 인기가 상승하고 있어 이러한 움직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는 한국인 개인정보가 단돈 10위안(약 1600원)에 판매됐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포털 아이디, 이메일 등이다. 알리·위쳇페이나 QQ월렛을 통한 간편 결제 또는 국내외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단순한 개인정보뿐만 아니라 휴대폰 본인 인증 절차를 통과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추가 인증이나 게임 내 부분 유료화 상품을 살 수 있는 60위안 월정액 상품도 구비했다.

이들은 한국에 조직을 두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인 공동체나 유학생이 주축이다. 거래를 하거나 학생, 노숙자, 채무자로부터 획득한 개인정보로 휴대폰을 개통해 인증 절차를 통과한다. 업체는 보통 4~5대 분량 휴대폰을 상시 갖춰 놓고 상담이 들어오면 바로 인증 작업에 나선다.

업체 상담원은 “화교 또는 유학생이 한국에서 직접 개통한 휴대폰으로 만든 보호 계정은 할인해서 1년 600위안까지 해 줄 수 있다”면서 “로스트아크용으로 최근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국 개인정보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건 '로스트아크' '검은사막' 등 한국 온라인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게임 신규 진출이 막혀 중국 출시가 불투명한 상황이 되자 중국 게임 이용자들은 개인정보를 구매해서라도 한국 서버 입장을 시도하고 있다.

개인정보 거래와 연계한 인증 패키지는 적은 비용으로 계속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원천 조치로 막기가 쉽지 않다. 현재 양국이 엮인 인터넷 문제는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설치한 한·중인터넷협력센터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협력이라는 태생상의 한계 때문에 기민한 대응이 어렵다.

유입된 중국 이용자가 게임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도 문제다. 이들은 비인가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클라이언트를 위·변조한다. '배틀그라운드'가 홍역을 치른 대표 사례다.

복수 게임사 관계자는 “실제 존재하는 개인정보로 만들어진 계정이기 때문에 계정만으로 걸러낼 방법은 사실상 없다”면서 “게임 내 캐릭터 행동으로 데이터, 접속 경로를 분석해서 계정을 정지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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