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5박8일간 체코·아르헨티나·뉴질랜드 순방길에 올랐다. 2차 북미정상회담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북미협상 중재자 역할을 수행할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27일 오후 서울공항을 통해 첫 번째 방문지인 체코로 향했다. 문 대통령은 순방 계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각국 정상 차원의 관심과 국제사회 지지를 요청할 계획이다. 혁신적 포용국가 비전도 공유한다.
G20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중간 기착지로서 체코에 머무는 동안 '원전 세일즈'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안드레이 바비쉬 체코 총리와 회담한다. 이 자리에서 '원전 수주'와 관련한 언급이 있을지, 또 우리나라 원전 경쟁력과 정책 방향 등에 대한 설명이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대만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도입한 지 2년 만에 국민 투표로 폐기한 직후라 관심이 쏠린다. 앞서 정부는 국내 에너지전환 정책에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현재 체코 원전 수주전에는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중국, 러시아, 프랑스, 프랑스-일본 컨소시엄, 미국 등이 경쟁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체코 원전 사업은 우리 정부가 오랜 기간 노력해 온 사업이지만 지금 입찰과정이 진행되는 상황이 아니다”며 “대통령은 우리 기업에 힘을 실어주고 관심을 높이는 데 주안을 두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29일부터 내달 1일까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컨센서스 구축'을 주제로 하는 G20 정상회의 일정에 참여한다. 이번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다함께 잘사는 혁신적 포용국가 비전'을 소개한다.
G20 정상회의 계기로 주최국인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주요국 정상과 양자회담도 갖는다.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한미정상회담의 성사여부도 관건이다. 한미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트 대통령과 만나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견인하고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여부를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북제재 완화, 남북철도 공동조사에 대한 대북제재 면제의 건 등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은 12월 2일부터 4일까지 뉴질랜드를 국빈방문해 팻시 레디 총독과의 면담 및 오찬, 저신다 아던 총리와의 정상회담, 동포간담회 등 일정을 소화하고 귀국한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