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고체 전지 세계 최초 양산 발표...차세대 배터리 '中 천하' 우려

칭다오에너지 '쿤산 공장' 가동 2020년까지 생산규모 700㎿h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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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중국 기업이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차세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전고체 전지 양산 라인을 구축했다. 한국, 일본 등 경쟁국보다 먼저 차세대 전지를 상용화하면서 이차전지 시장에서도 '중국 굴기'가 현실화됐다.

26일 관련 업계와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에너지디벨로프먼트가 최근 10억위안(약 1600억원)을 투자해 장쑤성 쿤산시에 전고체 전지 양산 라인을 구축, 양산에 들어갔다.

쿤산 공장 생산 규모는 연간 100메가와트시(㎿h)다. 2020년까지 700㎿h로 늘릴 계획이다. 전고체 전지는 특수 장비와 하이엔드 디지털 제품에 우선 적용된다. 칭다오에너지는 2020년 전기차용 판매를 목표로 대형 자동차 제조사와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칭다오에너지는 최신 리튬이온 배터리 셀 에너지 밀도가 ㎏당 250~300Wh 수준인 것과 비교, 자사가 양산하는 전고체 전지는 ㎏당 400Wh 이상 에너지 밀도를 달성했다고 주장했다.

칭다오에너지는 칭화대에서 분사한 스타트업이다. 중국과학아카데미 회원인 난처원이 칭화대 출신 박사들과 2014년에 설립했다. 자동차 전문 시장조사업체 아우토바인에 따르면 창업자 난처원은 칭화대에서 출원한 50여건 중국 특허에 발명자로 포함돼 있다. 그 가운데 2건의 고체 전해질 소재 관련 특허가 토요타와 공동으로 2009년에 PCT 출원됐고, 미국특허 1건은 2014년에 등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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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체 전지는 전지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을 기존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차세대 배터리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액체 전해질이 띠는 인화성이 없고 활물질과 발열 반응도 원천 차단, 안전성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 에너지 밀도와 구동 전압도 높일 수 있어 전기차 주행 거리 향상과 충전 시간 단축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2021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토요타자동차를 필두로 일본이 전고체 전지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피스커 등이 전고체 전지 기반 전기차 개발 계획을 밝혔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전고체 전지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에서 전고체 전지 양산이 시작되고 현지 자동차 제조사가 채택할 경우 한국과 일본 업계 대응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우토바인 관계자는 “중국을 대표하는 대학 부설 기관으로부터 법인화돼 사업을 시작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발표 내용에 대한 신뢰도가 낮지 않을 것”이라면서 “발표 내용이 사실일 경우 전기차 핵심 요소인 배터리 기술 선점 효과로 시장 주도권이 전고체 전지 양산을 성공한 업체로 넘어갈 가능성이 짙어지고 2021년 양산 목표 시점을 발표한 토요타나 콘티넨탈 등이 강력한 선두 주자로 예상되고 있던 상황을 크게 바꿔 놓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과 일본 배터리 업계는 중국 부상을 두려워한다. 후발 주자인 중국은 매년 한국과 일본 기업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면서 세계 1위 배터리 국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차세대 전고체 전지를 한발 먼저 상용화하면 '중국 제품 가격이 싸지만 품질은 떨어진다'는 이미지를 바꿀 것”이라면서 “앞으로 기술력에서도 경쟁국을 압도하면 중국 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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