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중소조선사, 기자재업체, 자동차 부품업체 등이 여전히 일감부족과 금융애로를 겪고 있다”며 제조업 활력제고 방안 마련을 국무위원에게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제조업은 우리 경제의 근간이자 우리가 가장 강점을 가진 분야다. 기업이 힘을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정부로써 당연한 소임”이라며 이같이 주문했다.
구체적으로 △자동차 부품업체를 위한 대출자금 만기연장 △친환경 자율주행차 등 미래형 산업체로의 전환을 위한 연구개발 지원 △중소조선사의 초기제작비 금융·선수금 환급보전 지원 △고부가가치 선박개발 지원 등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제조업 활력제고 방안을 적극 강구해 달라”며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는 말처럼 기회를 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제조업 분야 성과를 공유했다. 자동차 산업이 수출감소와 구조조정 등으로 생산이 전년대비 감소하다 8월부터 10월까지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조선 분야도 10월까지 수주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늘어 세계 시장 점유률이 44%를 차지하는 등 세계 1위를 탈환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미중간 무역분쟁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 기업이 투자확대와 협력업체와의 상생협력으로 일궈낸 반가운 소식”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는 산업 현장에 대한 추가 지원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날 문 대통령이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며 분위기 반전을 기대했지만 시장 체감도와는 차이가 있다.
건설·철강·전자 등 다른 산업군은 내년에 더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다 자동차와 조선업 회복세도 장기적으로는 불투명하다. 중소기업 제조업 생산은 6개월 연속 하락세이고, 재고·출하 순환지표도 악화되고 있다.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반가운 소식'이라고 하기엔 조심스러운 시점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성윤모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제조업 혁신·산업경쟁력 강화 '특명'을 내린 바 있다. 주력 산업인 제조업이 다시 활기를 띨 수 있도록 해달라는 당부였다. 우리나라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자동차, 조선, 전자 등 주력산업이 구조조정과 경쟁 심화로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기 힘든 상황이라 진단했기 때문이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