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스마트금융 콘퍼런스]조진석 KB금융 IT기술혁신센터장 "금융사가 직접 디지털 기술 검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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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스마트금융 콘퍼런스가 뱅킹서바이벌, 은행·카드·증권 디지털 서바이벌 전략을 주제로 14일 서울 영등포구 신도림 디큐브시티호텔에서 열렸다. 조진석 KB금융지주 IT기술혁신센터장이 IT기술혁신센터를 통한 금융플랫폼 구현방안을 주제로 기조강연하고 있다.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아마존이라는 인터넷 서점이 유니콘 공룡기업으로 성장한 것을 본 수많은 IT기업이 이제 금융시장에 눈길을 줍니다. 전통 금융사도 열심히 했지만, 수동적 방어만 한 게 사실입니다. 이제 은행도 바뀌어야 생존할 수 있습니다.”

조진석 KB금융 IT기술혁신센터장은 기조강연자로 나서 국내 금융의 현 주소를 적나라하게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이 혁신을 촉발하고, 결국에는 고객 관점의 서비스가 나오기를 희망하는 마음이라며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IT기술혁신센터를 통한 금융플랫폼 구현 방안'이라는 주제로 강연장에 선 조 센터장은 앞으로 금융사도 정보기술(IT)을 검증하고 서비스를 융합할 수 있는 경쟁력을 키워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디지털 환경이 도래하면서 은행도 정보통신기술(ICT) 전담조직이 생존 핵심이 될 것”이라며 “축적된 IT 역량을 KB금융 전체 계열사가 공유해 중복되는 연구개발(R&D) 시간과 검증시간, 시행착오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허브로 IT기술혁신센터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특히 AI, 블록체인 등 미래 사업과 관련 선제 기술검증과 내재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내 은행과 금융사는 그동안 R&D허브센터, 이노베이션센터 등을 경쟁적으로 구축하고 핀테크 사업을 선도하겠다고 나섰지만 사실 결과물이 없다고 지적했다.

특별한 서비스 부재와 IT기술을 검증할 수 있는 전문 인력 부재, 스타트업과 공조체제 부실로 사업 공간을 임대해주거나 소규모 자금 지원을 해주는 데 그쳤다고 강조했다.

KB금융은 모든 계열사의 ICT 역량을 집결시켜 금융사가 직접 스타트업 사업을 검증하고 콜라보 할 수 있는 국내 최초 R&D센터를 표방한다고 밝혔다.

조 센터장은 “은행 뿐 아니라 보험, 증권, 자산운용에 이르는 전 금융 분야에 IT인력을 내재화했고, 우수 기술을 금융서비스로 녹일 수 있는 인프라를 갖췄다”고 소개했다.

신기술 역량 확보를 위해 기술 고도화 수준에 따라 2개 영역에 5가지 단계로 구분해 센터를 가동한다.

조 센터장은 “기반 기술과 비즈(Biz) 활용 2개 영역으로 구분하고 기술 니즈에 따라 인프라, 보안·안정성, 통합 정보, 경쟁력 차별화, 패러다임시프트 등 5단계 발전 방향을 설정했다”고 말했다. 인프라 등 기반 기술 영역은 더 케이 프로젝트를 통해 필요한 기반 기술을 확보하고 비즈 활용 영역은 IT기술혁신혁신센터를 통해 선제 대응한다.

몇 년 전 한 은행에서 ATM에 파이도 생체인증을 융합하는 시도가 있었다. 정맥인증을 ATM에 접목했지만 결국 1년도 채 안돼 사업을 접었다고 밝혔다.

조 센터장은 “왜 이런 실패가 재연되는지 이유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생체인증 거래가 은행 공용으로 연동되지 않아 오히려 고객 불편만 가중한 형국이 됐다”고 지적했다.

결국 시중 은행이 어떤 신기술을 개발해 적용했다는 것만 강조하고 홍보할 뿐 이후 고객 편의성을 끌어냈는지 성과를 발표하는 사례는 전무했다는 지적이다. 고객 편의성과 반응엔 눈감은 잘못된 사례라고 지적했다.

은행권 공동 블록체인 인증 뱅크사인에 대해서도 직격탄을 날렸다. 수십억원을 투자해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뱅크사인을 상용화했지만 이용자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젠 금융사도 전통적인 IT환경에서 탈피해 인력은 물론 사업화를 검증할 수 있는 전문성, 인프라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은행은 사라지고 은행업만이 남는다면 은행이 추구하고 있는 혁신 방향성이 틀렸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며 “IT기술혁신센터는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우군으로 퍼블릭클라우드 환경 지원 등 그동안 금융사가 지원하지 못한 많은 것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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