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아세안(ASEAN)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3일 오전 출국한다. 문 대통령은 5박 6일 순방기간 동안 아세안 국가와 신남방정책 실질협력 확대를 추진한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국제사회 지지도 요청한다. 우리 정부는 순방에 맞춰 아세안 지역을 대상으로 한국형 스마트시티 모델 수출을 타진한다.
문 대통령은 출국 전날인 12일 이낙연 국무총리와 주례회동을 제외한 다른 공식일정은 잡지 않고 순방을 준비했다. 이번 순방은 4개 이상 다자회의와 각국 양자회담 등이 이어져 자료 검토에만 상당한 시간을 소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13~16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에 참석한다. 정부 핵심 전략 과제 중 하나인 신남방정책 주요 파트너 국가와 실질 협력을 확대·강화하는 방안을 협의한다.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앞서 순방 일정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신남방정책 천명 1주년을 맞아 추진 성과를 설명하는 한편 사람공동체, 상생번영공동체, 평화공동체 '3P' 분야별로 상세한 이행계획을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30주년인 내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서울 개최를 제안한다. 또 메콩강 유역 국가인 라오스·캄보디아·미얀마·베트남·태국 정상과 '한·메콩 정상회의' 개최 의사를 밝힐 계획이다.
이러한 구상은 한국과 아세안, 동남아 국가와의 실질적 협력관계 강화를 위한 것이다. 미국 중국 등에 의존했던 경제협력 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의도다.
이어 문 대통령은 파푸아뉴기니로 이동해 17~18일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포용적 기회 활용, 디지털 미래 대비'를 주제로 개최되는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혁신적 포용국가 비전을 소개한다. 디지털 경제 역량 제고를 위한 'APEC 디지털 혁신기금' 창설도 제안할 예정이다.
주요 국가 정상과 양자회담도 이어진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등과의 회담에서 조만간 재개될 북미 간 비핵화 협상 관련 소식을 공유하고, 향후 논의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태 달라고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은 지난 6월 이후 5개월 만이며,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작년 12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아세안 회의 기간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접견도 조율 중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양자회담은 일정상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자회의 특성상 회의 도중 한일정상이 우연히 조우할 가능성은 있다.
각국 정상과의 연쇄 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한국 답방 추진상황도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문 대통령이 참석하는 EAS 부대행사로 열리는 '아세안 스마트시티 전시회'를 통해 스마트시티 사업을 소개한다. 전시회는 11일부터 15일까지 싱가포르 선텍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다.
국토교통부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와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시티 시범사업 계획을 설명한다. 이를 통해 '아세안 스마트시티 네트워크' 비전을 아세안 현지에서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전시에는 한국을 포함, 싱가폴, 미국, 중국, 일본, 호주, 러시아 등 7개국이 참여한다. 우리나라는 국가 시범도시(세종, 부산) 미래상을 슬라이딩 스크린을 통해 증강현실(AR)로 구현한다.
공동취재 문보경기자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