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업계, 지문카드 전환 호재...국산 NO 배터리 방식 수요 기대
국내 중소기업이 배터리 구동이 필요 없는 지문 카드를 개발했다.
비자, 마스터, 유니온페이(인롄) 등 글로벌 카드사가 앞다퉈 플라스틱 카드를 지문 카드로 전환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기술로 노(No)배터리 지문 카드를 상용화한 것이다.
12일 리얼아이덴티티(대표 이섬규)가 세계 최초로 배터리 없이 작동하는 지문 카드(리얼아이덴티티 카드)를 개발, 상용화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카드사가 개발하고 있는 카드에는 배터리가 탑재됐다. 반면에 이 카드는 집적회로(IC),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등을 통해 발생하는 전력을 축적해서 사용한다. 제조 단가를 종전 지문 카드 대비 50% 이상 낮출 수 있고, 반영구 사용이 가능해 교체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국내 특허도 출원했다. 조만간 교통카드, 출입증, 스마트 카드로 활용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다.
핵심 기술은 '에너지 하베스팅'이다. 주변에 버려지는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 사용하는 기술이다. 충전할 필요 없이 주변 에너지를 이용, 독자 구동된다.
기존 지문 카드는 내부 배터리를 장착해서 에너지를 공급한다. 반면에 이 카드는 단말기 등 외부 전원을 유효적절하게 끌어다 쓴다. 외부 장치에서 나오는 전력을 자체 저장하고, 카드 구동 시 전력을 분배한다. 금융IC 전원 단자와 안테나를 통해 접촉·비접촉 결제 모두 가능하다. 벤딩, 롤링 테스트에서 회로가 끊어지는 일이 발생하던 배터리 구동 지문 카드 단점도 개선했다.
이섬규 대표는 “개당 3만5000원인 지문 카드 발급 단가를 1만5000원 이하로 낮출 수 있다”면서 “교체비용이 들지 않고, 폭 넓은 분야에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리얼아이덴티티는 우선 교통카드 인프라를 지문 카드로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그 외 자동차 전장 분야와 지문 보안 ID카드, 각종 웨어러블 연동으로 제품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생체 인증 스마트카드 시장은 큰 성장이 예상된다.
비자 등 국제결제표준(EMV) 진영이 카드에 생체 인증 기능을 넣은 스마트카드 제조에 들어갔다. 스마트카드는 지문을 통해 네트워크 로그인이 가능하며, 비밀 등급별로 여러 건물 출입문 보안카드로 이용할 수 있다. 지문을 내장한 원카드로 지불결제 외에 사이버 접속, 원격 접속, 사무실 출입증 기능을 하나로 구현할 수 있다. 컴퓨터 네트워크 보안도 강화할 수 있다.
마스터카드는 2021년까지 기존 신용카드 33억장을 지문 카드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비자카드도 지문 카드 발행을 시작했다. 중국 인롄도 약 56억장이나 되는 기존 카드를 지문 카드로 교체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스마트카드는 2023년까지 약 210억장 발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 가격 문제 등으로 속도가 느리긴 하지만 한국도 지문 카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표]지문카드 비교(자료-본지 취합)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