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수수료 0%를 위한 간편결제시스템 '제로페이' 사업이 주무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의 비전문가 같은 사업 계획 수립과 독단으로 표류하고 있다.
연내 사업 추진은 연기가 불가피하다. 참여를 타진하고 있는 은행권과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아예 중기부를 이 사업에서 배제시켜 달라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SPC 설립 등 주요 사업에 차질이 예상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제로페이 사업이 중기부의 미숙한 정책 수립, 전문가 부재, 업계 소통 미흡 등으로 좌초 위기를 맞았다.
우선 간편결제와 금융서비스 지식을 갖춘 인력이 전무하다. 그러다 보니 사업 참여 의사를 밝힌 수많은 기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중기부에서 제로페이 담당 인력은 단 두 명뿐이다. 전문위원은 따로 두고 정책 수립을 진행한다. 연관성이 떨어지는 해외진출지원담당관이 모든 업무를 도맡고 있다.
중기부는 제로페이 사업을 실제로 담당할 전담 조직인 소상공인간편결제추진사업단은 발족시켰지만 단장 한 명만 선임했을 뿐 조직 구성조차 안 된 상황이다. 일관성이 결여된 정책 조율도 문제다. 이에 앞서 대형 참여사인 카카오페이와 중기부 간 껄끄러운 마찰이 있었다.
중기부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중기부에서 QR코드경쟁방지와 관련해 자세하게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다가 최근 기존 QR코드를 사용해도 되는 쪽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과 IT 이해도가 낮은 중기부가 전담 부처이다 보니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연말 오픈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주무 부서인 중기부 소상공인정책과는 답변을 거부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