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내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 변동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국내외 애널리스트가 내년 메모리 시장을 비관 전망하면서 불거진 '반도체 고점' 논란을 사실상 반박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수요 다변화·증가 △공급 과점 상황을 시장 변동 폭을 줄여 주는 키워드로 꼽았다. 여기에 가격 하락에 따른 추가 수요 발생, 미세·집적 기술 한계 등도 근거로 제시했다.
장준덕 SK하이닉스 수석은 2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수요와 공급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어 2017년부터 급성장한 D램 시장 규모가 과거 수준으로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향후에도 시장 변동 사이클이 존재하겠지만 기존보다 크게 올라선 '뉴노멀' 상에서 존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증권가와 시장조사업체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고점 논란이 제기됐다. 공급 과잉으로 제품 가격이 빠르게 하락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장 수석은 과거와 달라진 시장 상황을 보면 이런 예상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기존 PC 중심에서 스마트폰, 서버 등으로 수요가 다변화됐다. 2015년부터 데이터센터 증가에 따른 서버 수요가 급증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공급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4개 기업이 과점하는 상황이다.
메모리 반도체 특성상 가격 하락이 추가 수요를 유도해 전체 시장 규모가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옅다고 내다봤다. 장 수석은 “통상 D램과 낸드플래시는 메모리이기 때문에 가격 하락에 따른 수요 변동성이 있어 시장에서 전망하는 것만큼 수급이 나오지 않는다”면서 “2015년에도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 증가율) 예상이 다 틀렸다”고 지적했다.
공급 면에서는 미세화·고집적화를 위한 기술이 고난도 수준을 보이면서 이전보다 생산을 대폭 늘리는 게 어려워졌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통상 공정이 미세화될수록 웨이퍼 장당 생산하는 칩 개수(넷다이)가 늘어나 가격 하락 가능성이 짙어진다. 장 수석은 내년 메모리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로 '2세대 10나노대(1ynm) D램'과 '5세대 3D(9x단) 낸드'를 꼽았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