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유럽 순방서 '교황 방북 중재·대북제재 완화 공론화'…후속작업 관건

문재인 대통령이 유럽 5개국 순방에서 안보리 차원의 대북 제재완화가 필요하다는 '설득외교'를 펼쳤지만 현실적 한계를 확인했다. 대북 제재완화 주제를 국제적으로 공론화시키는 성과를 냈지만 유럽 주요 국가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요구했다.

문 대통령은 연말까지 이어지는 다자회의를 통해 대북제재 완화에 필요한 국제 여론 확보 등 후속 이행작업에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이 7박 8일 간 유럽 순방일정을 마치고 21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13일 프랑스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바티칸 교황청, 벨기에, 덴마크를 방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의사'를 전하고 한반도 평화추진 지지를 얻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갈 수 있다”고 답하면서 역사상 처음으로 교황의 방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로선 내년 5월 일본 방문 때 교황의 방북이 이뤄질 가능성에 힘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인권문제 등으로 인해 방북 성사가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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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을 공식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면담하고 있는 모습<사진:청와대 페이스북>

문 대통령은 유럽 순방에서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을 설득하는데 주력했다. 대북제재 완화가 궁극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하는 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계도 따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주요 국가 정상이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노력을 지지하면서도 북한이 반드시 'CVID'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셈정상회의 의장성명에도 남북관계 발전이 세계 평화와 안보, 안정에 중요하다면서도 북한이 반드시 CVID를 이행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여기에 북한의 인권 상황도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

청와대는 CVID란 용어 자체를 '장벽'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순방으로 대북제재 완화라는 주제를 국제적으로 '공론화'시켰다는 데 의미를 뒀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용어 자체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서로 이해하는 지점은 같다”고 말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대북제재 완화 전제로 언급한 '북한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비핵화를 진척시킬 경우'와 CVID가 사실상 같은 의미라는 뜻이다.

20일(현지시각) 라스 뢰케 라스무센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이미 생산해 보유하고 있는 핵물질과 장거리 미사일을 다 폐기해야 완성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의 비핵화 목적은 경제 제재에서 벗어나 경제발전에 있어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EU로 수출되는 한국산 철강제품은 대부분 자동차, 가전 등 EU 내 한국 기업이 투자한 공장에 공급돼 현지 생산 증대와 고용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외에도 문 대통령은 메이 총리와는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만들어 브렉시트에 따른 한-EU FTA 적용이 깨지는 걸 막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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