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연구자가 연구과제중심제도(PBS) 문제점으로 수주 활동 어려움과 경쟁으로 인한 협업 연구 저해를 꼽았다. PBS 찬성 측은 출연연 연구 경쟁력 강화를 긍정 요인으로 들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상민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이 전국과학기술연구전문노동조합(노조), 출연연연구발전협의회총연합회(연총) 소속 연구자 595명을 대상으로 PBS제도 존치 여부에 대해 여론조사를 한 결과, 폐지 찬성이 90.59%(539명), 존치 찬성이 9.24%(55명)로 나타났다. 이 의원실은 이달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 간 노조와 연총을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연총은 출연연 중진급 연구원으로 구성된 단체다.
PBS 폐지 이유로는 '연구예산 확보를 위한 수주 활동의 어려움' '경쟁 우선으로 협업이 어려운 연구 분위기'가 각각 42.19%, 35.05%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출연연 재정기여도에 따른 성과급·인센티브 차등 지급에 의한 위화감'도 9.14%를 차지했다.
기타의견으로는 “연구 집중환경이 아닌 예산확보에 너무 많은 신경을 쓴다” “도전적이고 창의적 주제가 아닌 사업비를 딸 수 있는 연구주제에 매달린다” “작은 규모의 여러 개 프로젝트에 참여하다보면 연구소 차원의 큰 방향연구과 상관없이 개인이 하고 싶은 연구만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등이 나왔다.
PBS 유지 의견은 '출연연의 연구 경쟁력 강화(56.72%)'가 주를 이뤘다. 이어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투자 효율성 제고(14.93%)' '출연연의 책임경영 강화(13.43%)' 순으로 나왔다.
이상민 의원은 “PBS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이 드러나고 있는 지금, 국가연구기관의 연구 경쟁력강화는 PBS제도가 아닌 다른 정책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민 의원은 “출연연의 대표 성과가 무엇인지 기관 역할을 분명히 하고, (그에 맞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예산을 투자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초부터 출연연 임직원 대상으로 PBS 존치 여부 관련 의견 조사를 했다. PBS 보완, 존치 의견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획일적 처방을 내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과기계 관계자는 “연구계에서 PBS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연구자 비중이 높은 것이 사실일 것”이라면서도 “단순히 PBS를 폐지하고 출연금으로 인건비를 모두 채우는 방안 또한 부작용이 우려되는 것이 사실인 만큼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