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지능화·융합 기반의 미래 혁신 기술 확보와 함께 사회 전반에 걸친 변화를 견인할 핵심 인재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실상 국가 혁신 동력이 이들로부터 나오며, 국가 미래 경쟁력 주력임은 역사가 증명해 주고 있다. 이는 불변의 진리다.
그러나 우리나라 현황을 살펴보면 2017년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인재 경쟁력 지수는 조사 대상 63개국 가운데 절반보다 더 떨어지는 39위에 그쳤다. 대학 교육 수준은 53위, 인재의 기업 수요 충족도조차 54위로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우리나라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를 떠나 국민들의 교육열을 무색케 할 정도로 초라한 성적이 아닐 수 없다.
세계경제포럼(IEF)을 포함한 유수 보고서와 석학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미래 인재가 갖춰야 할 역량으로 문제 해결 능력, 비판 사고력, 협업 능력을 공통으로 꼽고 있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산업 구조 재편에 따라 석·박사급 정보통신기술(ICT) 연구 인력 수요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을 추동할 핵심 동력인 우리나라 ICT 분야 석·박사급 연구 인력은 오는 2021년까지 2만여명 부족이 전망된다. 앞으로도 ICT 석·박사급 인력 수요와 공급 간 격차는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리나라 4차 산업혁명 핵심 기반인 DNA(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와 소프트웨어(SW)·융합 분야 석·박사급 연구 인력 수요가 이미 폭증하고 있거나 예상됨에도 현실은 인재 공급이 매우 미흡하거나 부족한 실정이다.
이와 함께 최근 산업 현장에서도 실무 문제 해결 역량을 갖춘 ICT 창의 인재 요구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등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배출 인력의 스킬 갭 해소와 직무 역량 개선을 위해 새로운 방식의 석·박사급 인력 양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 및 혁신 융합 역량과 현장 문제 해결 능력 함양을 위해 새로운 인재 양성 방식이 필요한 시점이 도래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대학원 교육 과정에서도 산업 현장의 실무 프로젝트 수행 및 관리 교육을 통해 핵심 역량을 갖춘 석·박사급 ICT 연구 인력 양성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시대 요구에도 현재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ICT 분야 고급 석·박사 인력에 대한 정책 지원은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그동안 '대학ICT연구센터(ITRC) 사업'이 일정 부분 이러한 역할을 담당해 왔지만 이 사업은 이미 일몰이 결정됨으로써 2019년부터 아예 신규 센터 선정이 없게 됐다.
자칫 이러한 정책 공백이 지속되고 기회를 놓친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미래 인재 공급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국가 차원의 ICT 분야 석·박사급 인재 양성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 정책 지원 방도를 마련, 여기서 배출시킨 혁신 인재들이 산업계 전반과 사회 곳곳에 흐르는 물처럼 채워져서 우리나라 ICT 경쟁력이 대양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그런 환경이 마련되길 바란다.
여현 순천대 교수 yhyun@sc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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