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오는 7일 방북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도 회담을 갖기로 하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에 청신호가 켜졌다. 북한 비핵화와 종전선언 간 '빅딜'이 이뤄지면 '한반도 평화로드맵'도 순차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헤더 나워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각) 정례 브리핑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7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랜 줄다리기 끝에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다시 성사된 만큼, 이미 양국간 어느 정도 접점을 이룬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그간 물밑접촉으로 기본적인 의제 틀도 합의된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세 차례 방북과 달리 김정은 위원장과의 면담 일정을 사전에 공개했다. 폼페이오 장관 방북 성과에 기대감을 갖게 하는 이유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김 위원장과 만나 △북한의 비핵화 조치 △북미관계 개선방안 △2차 북미정상회담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폼페이오 장관 방북 일정이 구체화된 것에 반기는 분위기다. 청와대 자체적으로 예상했던 것보다 방북 일정이 앞당겨졌다. 빠른 시일내 비핵화 담판을 이뤄내겠다는 북미 정상간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내다봤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예상했던 것보다 좀 일찍 방북을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북한과 미국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둘지는 여전히 미지수”라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열린 공화당 유세에서 김 위원장과 관계를 “사랑에 빠졌다”고 표현할 만큼 북미관계가 회복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오는 6~8일에 걸쳐 북한을 방문 하는 일정 외에도 일본과 한국, 중국 등 한반도 주변국을 잇달아 방문한다. 방북 전인 6일은 일본을, 7일 방북 후엔 우리나라와 중국을 찾는다.
폼페이오 장관은 7일 김 위원장을 만난 뒤 같은 날 서울에 도착해 문 대통령을 면담한다. 문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 면담에서 비핵화 협상 진전 상황과 종전선언을 비롯해 북한이 요구하는 '상응조치' 등 협의 내용을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문 대통령은 이를 남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가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폼페이오 국무장관 방북에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도 동행한다.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이날 워싱턴DC 주미 한국대사 관저에서 열린 개천절 경축행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비건 특별대표 방북은 임명 이후 처음 이뤄지는 것이다. 비건 특별대표의 북측 카운터파트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방북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양국간 오스트리아 빈 실무협의도 본격 가동된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