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CC 공급부족 풀리나' 2위 삼성전기 이어 1위 무라타도 증설 착수

세계 1위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업체인 일본 무라타가 MLCC 생산라인을 증설한다.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세계 MLCC 시장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세계 2위 MLCC 업체인 삼성전기도 최근 증설 투자를 결정했다.

27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무라타는 400억엔(약 3960억원)을 투자, 시네마현 이즈모시에 새로운 MLCC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공장은 4층 높이에 4만㎡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다음달부터 착공돼 2019년 완공할 계획이다. 무라타는 일본과 필리핀에 위치한 기존 공장도 개조해 생산성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모든 작업이 마무리되면 무라타의 MLCC 생산능력(CAPA)은 현재보다 20%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LCC는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게 흐르도록 제어하는 부품이다. 거의 모든 전자제품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최신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MLCC는 1000개가 넘는다. 전기차 한 대에 들어가는 MLCC는 1만2000~1만5000개에 이른다. 무라타는 스마트폰과 자동차에서 MLCC 수요가 늘어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IT용뿐만 아니라 전장용 MLCC도 증설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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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타는 세계 MLCC 시장 점유율 44%를 차지하는 1위 업체다. 이번 투자와 증설로 생산능력이 보강되면 글로벌 MLCC 시장에 숨통이 트일지 관심이 쏠린다. MLCC는 그동안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이 계속됐다.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워지면서 MLCC 가격은 최근 1년간 지속 상승했다. 공급부족 배경은 스마트폰 고성능화와 자동차 전장화다. 고성능을 구현할수록 MLCC 사용량이 늘어난다.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공급은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세계 MLCC 시장은 1위 무라타와 2위 삼성전기가 전체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과점 공급 체제이기 때문에 공급부족이 좀처럼 해갈되지 않았다. 무라타의 증설이 완료돼 공장이 가동되는 2020년에는 공급부족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전장용 MLCC 증설을 결정한 삼성전기도 완료 시점을 2019년 말로 목표했다. 삼성전기는 지난 20일 이사회를 열고 중국 톈진 생산법인에 총 5733억원을 투자, 전장용 MLCC 공장을 신축하기로 했다. 회사는 2019년 12월까지 투자 금액을 단계적으로 집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이번 투자를 통해 중장기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중국 내 새로운 전장 시장 선점을 위한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최근 부산사업장에서도 전장용 MLCC 생산 설비를 증설하고 개발과 제조기술 인력을 확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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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MLCC(제공: 삼성전기).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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