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8, 19일 연이어 정상회담을 한다. 방북 첫날 한반도 비핵화를 놓고 담판을 벌인다. 회담이 진척되면 19일 오후 합의문을 공동 발표한다. 문 대통령은 남북 간 군사 긴장 완화와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 촉진 두 가지를 회담 과제로 들었다.
문 대통령은 18일 오전 8시 40분 공군 1호기를 타고 서해 직항로로 방북한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로 평양 땅을 밟는다.
문 대통령은 방북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판문점 선언을 비롯해 남북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합의를 실천하면서 내실 있게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얻고자 하는 것은 불가역의 항구 평화”라며 “(두 가지 집중 노력할 것은) 남북 간 군사 대치 상황 긴장, 무력 충돌 가능성, 전쟁 공포를 우선 해소하고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를 촉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앞서 이날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10시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할 것”이라면서 “공항에서 공식 환영행사를 갖고 오찬 후 첫 남북정상회담을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세 번째 만남인 만큼 환영 행사는 줄이고 첫날 곧바로 정상회담을 시작한다.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물밑 교섭을 넘어 실질 조치를 담은 확정안 조율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평양회담 주요 의제는 △남북관계 개선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 중재 △남북 군사 긴장 완화다. 남북 정상은 18일에 이어 19일에도 회담을 열어 공동합의문 도출에 주력한다.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진전된 추가 조치 내용이 합의문에 담길 지가 관건이다. 북한이 핵 리스트 공개 등 의사를 밝힐 경우 2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도 점쳐진다. 북·미 협상 접점을 찾으면 이달 말 유엔총회 계기 한·미 정상회담,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 2차 북·미 정상회담, 연내 종전선언으로 이어지는 한반도 비핵화 구상이 탄력을 받는다.
남북 간 상호 군사 긴장 완화를 위한 구체적 성과물이 나올지도 관심이다. 임 실장은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비핵화 의제는 북미 간 의제로 다뤄졌고, 우리가 비핵화 문제를 꺼내는데 대해 북도, 미도 달가워하지 않았다”며 “두 정상 간 얼마나 진솔한 대화가 이뤄지는지에 따라 합의문에 담길 내용이 결정될 것으로, 현재로서는 모든 것이 '블랭크(공란)'”라고 설명했다.
남북경협은 회담 주요 의제가 아니다. 다만 4대 그룹 등 남측 주요 기업인들이 함께 방북하는 만큼 협의 수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평양회담 계기로 대북 제재 완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남북 경협 논의가 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별수행원으로 동행하는 4대 그룹 총수급 경제인단은 방북 일정 동안 공식 만찬에 참석하고, 별도로 리룡남 북한 내각 부총리를 만난다. 리 부총리는 북한 '경제사령탑'이라 할 수 있다. 우리 기업인과 만나 남북 간 경협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