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정상회담]산업계 "경제협력·상호 교류 물꼬 터달라"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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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북미 정상회담을 지켜보는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들.

9·18 평양정상회담을 앞두고 산업계는 정체돼 있는 남북 경제협력과 상호 교류의 물꼬를 터달라는 주문과 희망이 이어졌다. 통신과 에너지 등 인프라 협력부터 인터넷, 전자, 바이오업계를 망라해 남북 협력을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무엇보다 빠른 공단 재개를 1순위로 꼽았다. 아울러 시설 점검을 위한 공단 방북 신청도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긍정적 답변이 나오길 기대했다.

의료제조 설비를 개성공단에 두고 내려온 옥성석 나인모드 대표는 “국제적으로 여러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부디 좋은 성과가 나와 조속히 남북경협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개성공단은 신규 투자 없이 기존 설비 가동만으로 바로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만큼 경협의 물꼬를 트는 신호탄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경협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통신과 에너지 등 기반 인프라 협력도 중요하다. 국내 산업계는 평양정상회담을 계기로 인프라 협력이 본격화되길 기원했다.

나봉하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상근부회장은 “통신은 지난 세차례 남북정상회담 등을 비롯해 예전부터 협력 시도가 지속됐고, 상당한 성과를 얻기도 했다”며 “통신은 3통(通)에 포함될 정도로 남북한 소통을 잇는 혈맥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또 “통신분야는 표준이 중요하고, 남북 소통의 기본 인프라로 작용한다. 통신이 민족의 맥을 연결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통신 연결을 기반으로 한 신성장동력 발굴 기대감도 이어졌다. 나 부회장은 “통신은 5G를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핵심 분야이기도 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와 경제계 수행단이 당장은 어렵더라도 미래 성장동력과 관련해 북한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많은 구상을 해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에너지 업계 바램도 일맥상통한다. 강혜정 IDRS 대표는 “일단 남북경협이 이뤄지면 가장 시급한 것은 에너지다. 그 다음에 철도와 통신도 가능해진다”며 “북한과의 연결은 에너지의 새로운 시장을 넘어 그동안 우리가 겪어온 '에너지 섬'이라는 약점을 극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남북과 대륙으로 에너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수급의 밸런스가 중요하다”며 “남북 전체 에너지 수급과 수요관리 필요성도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자산업계도 이번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가 크다.

남인석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상근부회장은 “전자 산업계에서 북한 개성공단에 투자한 기업이 많다. 이것을 빠르게 정상화하는 것을 무엇보다 우선 논의해야 한다”며 “개성공단을 빠르게 정상화해야지 성과가 났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나머지 경제협력 분야는 미국의 협력 여부가 중요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다른 경제협력 부분도 논의를 진전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개성공단 정상화, 장기적으로는 큰 틀의 경제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바이오 벤처업계도 기대를 드러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그동안 남북한은 바이오 분야에 있어 교류나 협력이 거의 없었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발판으로 바이오 분야 교류에 물꼬를 트는 움직임까지 확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방북 수행단에 보건복지부 장관을 포함해 바이오 분야 기업이 포함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회장은 “열악한 북한 의료 현황에 대해서 이야기가 오갈 수 있다. 북한은 각종 감염병이 매우 취약하다”며 “특히 아동 보건이 매우 열악한데, 윤리적 차원에서 백신과 같은 의약품 지원이 필요하다. 아울러 감염병 대응을 위한 남북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연구개발(R&D) 기반까지 구축하는 협업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향후 바이오 분야 협력 가능성도 타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올해 나고야 의정서 본격 발효로 바이오 분야 천연생물자원 확보가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바이오 의약품, 화장품 등에 쓰이는 천연물 자원을 대부분을 수입한다”며 “북한에 천연 생물자원이 풍부하다. 이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공동 협력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IT업계도 남북 경제협력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데 공감했다.

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인터넷 서비스와 관련한 각종 규제가 풀리지 않아 힘든데 남북교류를 통한 경제협력으로 활로를 뚫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경제 협력이 강화돼 IT쪽으로도 이야기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북한 시장이 개방되면 북한의 우수한 인력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 경제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민관이 협력해 IT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북한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생기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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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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