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5G 통신장비 "화웨이 안쓴다"···삼성전자·에릭슨·노키아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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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5G 브랜드 5GX

SK텔레콤이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공급사로 삼성전자·에릭슨·노키아를 선정했다. 화웨이를 배제했다. 중국 통신장비에 대한 국민 우려, 5G 시장에 화웨이 진입을 차단한 미국·호주 등 글로벌 추세까지 다각적 요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KT와 LG유플러스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중국 장비 우려 감안한 듯

SK텔레콤은 5G 장비 공급 우선협상대상자로 삼성전자·에릭슨·노키아를 선정, 장비 도입을 위한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SK텔레콤은 “세계 최고 수준 5G 품질 구현과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3사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에릭슨·노키아가 5G 기술을 선도하고 생태계 활성화 역량을 갖췄다는 게 SK텔레콤 평가다.

SK텔레콤은 기존 롱텀에벌루션(LTE) 장비와 동일한 3개사 제품으로 5G 망을 구축한다. SK텔레콤은 수도권과 충청도 지역에는 삼성전자 장비를, 경상도는 에릭슨, 전라도·강원도·제주도는 노키아 장비로 LTE 망을 운영한다.

상당 기간 동안 LTE와 5G 망을 동시 운영해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5G 장비 지역 분배도 LTE와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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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화웨이는 제외했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화웨이 장비가 포함될 경우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아울러 국민 여론을 무시할 경우 5G 가입자 유치 부담도 고려했다.

정부가 화웨이 장비 보안 검증을 강화하는 등 우회적으로 견제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호주 정부도 안보상 이유로 화웨이 장비 진입을 전면 차단했다.

SK텔레콤은 “보안 문제로 화웨이 통신장비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삼성전자·노키아·에릭슨이 화웨이와 경쟁을 위해 장비 가격을 낮춘 것도 결정 요인 중 하나다.

노키아와 에릭슨 등 복수 장비사 관계자는 “화웨이 최대 위협 요소인 가격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경쟁사가 가격을 지속 인하했다”면서 “화웨이 수준은 아니지만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KT, 막판까지 고심

이동통신 장비사별 시장 점유율도 한동안 유지될 전망이다. LTE 장비 시장은 삼성전자가 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다. 에릭슨과 노키아가 각각 20% 안팎, 화웨이가 10% 수준이다.

그러나 SK텔레콤이 화웨이 장비를 완전히 배제한다고 속단할 수 없다. KT도 마찬가지다. 화웨이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이 세계 최고 수준인 만큼 '실리'를 찾으려는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

LG유플러스가 강원도와 수도권 일부에 에릭슨 LTE 장비를 화웨이 장비로 교체한 것처럼 5G 망 운영 과정에도 장비사 교체가 가능하다. 장기적으로 이통 3사가 화웨이를 선택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통신장비 관계자는 “5G 상용화 이후 전국망 서비스를 제공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면서 “이 과정에서 장비 공급사를 추가 선정하거나 변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장비 업체를 선정하면서 KT와 LG유플러스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LG유플러스는 화웨이 장비 도입을 시사한 만큼 5G 망을 삼성전자·에릭슨·노키아·화웨이 4개 벤더로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장비사 선정에 막판까지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기업'이라는 수식어로 홍보를 해온 만큼 화웨이 선정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표〉이통사 롱텀에벌루션(LTE) 장비 제조사별 구축 현황

SK텔레콤 5G 통신장비 "화웨이 안쓴다"···삼성전자·에릭슨·노키아 선정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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