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주년 창간기획Ⅲ]액션플랜3<3>SW교육, 미래 인재 핵심 역량 확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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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DB

“지금 자동차 정비공은 단순히 자동차 오일만 갈지 않는다. 1억 개가 넘는 (소프트웨어) 소스코드를 보면서 일한다. 간호사 역시 데이터를 분석하고 전자기기에 담긴 기록을 관리한다. (앞으로) 모든 근로자는 큰 문제를 작은 문제로 나눠 생각할 수 있어야한다. 이제 모든 학생이 컴퓨터 사이언스를 배울 기회를 주려한다.”

2016년 1월,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국민 대상 연설에서 강조한 내용이다. 그는 미래 사회에 컴퓨터 사이언스 능력이 중요하다고 판단, 이를 위한 소프트웨어(SW)교육에 40억달러(약 4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소프트웨어(SW)가 중요한 역량으로 떠오른다. 가전, 자동차 등 삶 곳곳에 SW가 스며든다. 미국뿐 아니라 주요국이 SW교육에 막대한 자원을 투자한다. 미래 인재 핵심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도 SW교육 중요성을 인지, 2014년부터 SW교육 실행방안을 준비했다. 2015년 개정교육과정에 SW교육 관련 내용을 반영했다. 중학교는 2018년부터, 초등학교는 2019년부터 SW교육을 의무화했다. 중학교는 '정보' 과목을 기존 선택교과에서 필수 교과(34시간 이상)로 전환했다. 컴퓨팅사고 기반 문제해결과 간단한 알고리즘, 프로그래밍 개발 등을 지도한다. 초등학교는 5∼6학년 대상으로 실과 과목 내 SW 기초 교육(17시간 이상)을 실시한다. 정보윤리의식 함양을 비롯해 문제해결과정, 알고리즘, 프로그래밍 등을 체험한다.

올해 중학교 SW교육 의무화가 시행됐지만 현장에선 수업 시수(시간)와 전문교사 부족 문제를 호소한다. 중학교는 3년간 34시간 이상을 이수한다. 인도(180시간), 영국(90시간), 중국(70시간) 등에 비해 교육 시간이 부족하다. 인천지역 한 중학교 교사는 “34시간 이상을 이야기하지만 학교 대부분 34시간만 채우고 끝내려한다”면서 “SW교육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지 않으려면 일주일에 최소 한 시간은 수업 시간을 보장해 줘야한다”고 말했다.

전문교사 부족도 문제다. 중학교 전체 정보 교과 담당 교원 가운데 정교사 자격증을 소지한 교원 비율은 학교당 평균 0.2% 불과하다. 중학교 SW교육을 담당할 예비 교사도 부족하다. 전국 사범대 컴퓨터교육학과 재학생은 2006년 1800여명에서 2016년 692명으로 절반 이하다. SW교육 시행한 학교 가운데 전문SW 교사가 없는 학교도 상당수다. 서울 강남 한 중학교 교사는 “SW교사 한 명이 1000명 학생을 교육하기 어려워 전문 교사를 모집중이지만 쉽지 않다”면서 “한문 교사에게 SW교육 과정을 이수해 SW 수업을 맡길 계획”이라고 전했다.

SW교육 준비가 미흡하다보니 의무화가 시행됐지만 현장에서 SW교육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다. 전국 중학교 가운데 올해 SW 과목(정보교과)을 편성한 학교는 42%에 불과했다. 41% 가량이 내년 편성 계획을 밝혔지만 이 역시 장담하기 어렵다. 내년에도 전문교사 확보가 어려운 학교는 내 후년으로 교육 시기를 늦출 가능성도 있다.

SW 교육 인프라 노후화도 문제다. 김병욱 의원실(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중학교가 보유한 노후 컴퓨터(구입 시기 6년 초과) 비중이 18.5%에 달한다. 구입 시기를 4∼5년으로 낮추면 평균 40%가 노후 컴퓨터를 보유한다. 서울, 경기 등 주요 도시를 제외한 지방 학교 시설은 더 열악하다. 충남 지역 한 초등학교 교사는 “무선인프라부터 태블릿PC까지 사비를 들여 수업을 진행한다”면서 “도농간 SW 수업 격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와 지역 교육청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학교 SW 교육 부실화는 사교육 시장 과열을 야기한다.

교육부와 한국인터넷광고재단이 지난해 말 SW학원 217개 대상으로 모니터링한 결과 45.2%가 허위·과장 광고 등 불법 행위를 했다. 객관적 증빙 없이 '국내 유일' '전국 최강' 등 과장된 표현을 사용했다. 학교 SW교육을 비방하고 사교육을 부추겼다.

전문가는 SW 공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위해 인프라와 SW전문교사 확충, 수업 시간 확대 등 조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김재현 성균과대 교수(컴퓨터교육)는 “내년부터 초등학교 SW교육 의무화가 시행되는데 여전히 현장 준비는 미흡하다”면서 “SW교육 의무화가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질 효과를 거두기 위해 현장 지적 사항 개선이 동시에 진행돼야한다”고 말했다.


[표]중등 '정보'교과 담당 교원의 정교사 자격증 소비 비율 변화, 출처:한국교육학술정보원

[표]해외 주요국가와 국내 SW교육 변화 비교, 출처:민주연구원

[표]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정보' 교과 개편, 출처:민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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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선 SW 전문기자 riv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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