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플랫폼 시대를 열자]<3>태동기 韓 바이오 플랫폼, 민간 중심 생태계 조성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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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연구소에서 개인 유전자를 분석하고 있다.(자료: 테라젠이텍스)

바이오 빅데이터를 활용한 플랫폼 사업이 태동한다. 병원·기업·연구기관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한 바이오 플랫폼 생태계가 생겨나면서 신시장 창출이 기대된다. 가치 있는 데이터 확보, 참여자 간 신뢰, 비즈니스 모델 정립 등 초기단계 한계 해소가 과제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진단기기, 웨어러블 기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보험 산업 등이 연계된 바이오헬스 기반 신개념 서비스 상품 출시가 활발하다. 의료정보, 유전체 정보, 생활습관 정보 등 영역별 데이터를 취합해 다양한 상품, 서비스로 확장한다.

우리나라도 2010년대 중반부터 바이오 빅데이터 기반 플랫폼 개발이 시작됐다. 2014년 삼성전자는 디지털 헬스케어 역량 강화를 위해 '삼성 디지털 헬스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이 일환으로 개방형 건강관리 서비스 플랫폼 'SAMI'를 공개했다. 개인 건강정보를 수집해 상황인지, 맥락분석 과정을 거쳐 다시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도 병원, 피트니스센터, 건강검진센터, 생활습관정보 기업 등과 협업해 개인정보를 통합하는 개방형 ICT 힐링 플랫폼을 개발했다. 모두 데이터를 정제한 뒤 의미 있는 정보로 재가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최근 들어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춘 바이오 플랫폼 구축이 활발하다. 개인정보보호법, 의료법 등 환자의료정보 보호 규제에 저촉되지 않은 범위에서 데이터를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기술이 탄생했다. 공통데이터모델(CDM)은 병원에 있는 의료정보를 한군데 모으는 게 아니라 CDM으로 표준화한 뒤 기업이 원하는 분석 결과 값만 제공한다. 익명 가공 정보이기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해결한다.

아주대병원 중심으로 국내 40개가 넘는 병원이 CDM으로 전환 중이다. 10여개 기업까지 참여해 데이터를 공유하고 다양한 서비스, 상품으로 개발하는 생태계를 구축한다. 바이오 빅데이터를 활용해 신약, 화장품, 건강관리 서비스, 분석 도구 등 개발로 확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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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부처 CDM 관련 사업 현황

박래웅 대한의료정보학회 이사장은 “우리나라 5500만명 의료정보가 CDM으로 표준화되면서 빅데이터 연구기반을 마련했다”면서 “상대적으로 데이터가 부족했던 지방병원도 생태계로 들어오면서 연구 평준화가 조성되며, 기업은 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비즈니스를 만들면서 최대 1만명에 가까운 신규 일자리가 만들어 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밀의료 핵심으로 떠오른 유전체 데이터도 바이오 플랫폼 비즈니스 기대주다. 유전체 데이터는 질병 가능성 예측은 물론 맞춤형 치료법을 제시하는 열쇠다. 최근 유전체 분석 기업도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한다.

테라젠이텍스, 마크로젠, 이원다이애그노믹스 등은 과거 단순 유전체 분석 사업만 했지만 이제는 신약,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건강관리 솔루션 사업까지 확장했다. 개인 질병 취약정보를 분석해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다른 기업과 협업해 자체 생태계를 구축한다.

태동기 국내 바이오 플랫폼 비즈니스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기본적으로 이해당사자 간 협업, 투자 의지가 중요하다. 명확한 계약관계에서 공정한 성과 배분이 바탕이 돼야 한다. 국내는 포괄적 의미의 협력 관계 구축은 활발하지만 계약에 의한 비즈니스는 서툴다. 플랫폼 비즈니스 핵심이 되는 데이터 역시 상업적 제약이 많아 활성화되기 어렵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그동안 국내 플랫폼 구축이 정부 주도로 이뤄지다보니 민간에서 자신의 자본으로 투자하는 것을 꺼린다”면서 “핵심이 되는 데이터 역시 정부가 주로 확보하고 있어 민간 사용에 제약이 있는 것도 해소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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