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반등하지 않는 코스닥에 대형 벤처캐피털(VC)의 하반기 상장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나우아이비캐피탈이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수요예측 결과를 받아들며 아주IB투자, KTB네트워크, 네오플럭스,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상장을 앞둔 대형 VC의 흥행 여부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나우아이비캐피탈의 공모가는 당초 나우아이비캐피탈이 제시한 희망공모가 최하단 9500원을 1000원 밑도는 8500원에 결정됐다. 경쟁률은 63.17대 1을 기록했다. 이번 공모를 통해 총 213억원의 공모자금을 조달한다.
나우아이비캐피탈 관계자는 “상반기에 비해 코스닥 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도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왔다”며 “상장 철회 없이 앞으로 남은 절차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우아이비캐피탈은 17~18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청약을 통해 최종공모가를 확정하고 다음달 4일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다.
나우아이비캐피탈의 저조한 수요예측 결과에 앞으로 상장할 대형 VC의 흥행에도 우려의 시선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주IB투자, KTB네트워크, 네오플럭스,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대형 VC는 지난달 일제히 코스닥 상장 청구를 마쳤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등의 절차를 앞두고 있다.
한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방침에 상반기 상장한 VC의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 결과가 상당히 좋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반전했다”며 “코스닥벤처펀드 등 정부 대책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살아나지 않는 코스닥 시장에 대한 우려에 대형 VC의 상장도 흥행이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상반기 상장을 마친 SV인베스트먼트는 지난 6월 수요예측 결과 786.73대 1에 이르는 기관 경쟁률을 보였다.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 경쟁률은 이를 웃도는 974.23대 1을 기록했다. 희망공모가 최상단인 6300원을 넘는 7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앞서 상장한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도 1000대 1이 넘는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희망공모가 최상단인 5500원을 1000원 웃도는 6500원에 공모가를 결정했다. 3개월여만에 VC 상장에 대한 기대감은 최상단에서 최하단으로 떨어졌다.
정부가 올초 발표한 코스닥 활성화 대책이 시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코스닥 활성화 대책 발표 안팎으로 900선을 오가던 코스닥지수는 9월 현재 820선을 맴돌고 있다. 신규 상장 기업의 공모가를 크게 높였던 코스닥벤처펀드 효과도 하반기 들어 작동하지 않는 추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미래에셋벤처투자, KTB네트워크 등 대형 VC가 연이어 상장을 청구하면서 비교적 규모가 작은 나우아이비캐피탈에 대한 관심이 다소 덜해진 것을 감안해도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결과”라며 “상장을 앞둔 대형 VC의 향후 일정 역시 코스닥 시장 추이에 따라 다소 미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