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BOE의 10.5세대 액정표시장치(LCD) 라인 수율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12월 초기 가동 후 수율 문제가 불거지면서 패널 공급과잉이 한시적으로 완화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있었으나 점차 월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다. 65인치에 이어 75인치 양산도 시작하는 등 초대형 TV 패널 시장을 겨냥해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BOE가 허페이에 위치한 10.5세대 공장 'B9' 수율을 일정 궤도에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연간 월 12만장 생산능력을 갖췄고 이 중 올 연말까지 월 9만장 수준으로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BOE는 B9 공장을 지난해 12월부터 초기 가동했고 올 2분기 초부터 양산 체제로 전환했다. 초기 양산하면서 일부 TV 제조사에 납품한 샘플 품질에 문제가 생기기도 했지만 양산 물량을 차츰 늘려가면서 품질도 안정 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이미 BOE는 B9에서 생산한 초대형 TV 패널을 국내외 제조사에 납품했다. 65인치는 물론 75인치까지 양산해 공급하면서 10.5세대 공장 이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75인치는 기존 8세대보다 10.5세대에서 면취율이 높은 대표적인 초대형 제품군이다. 10.5세대에서 75인치 6장을 찍어낼 수 있다. 면취율이 94%에 이른다. 8세대에서는 크기가 다른 2종의 패널을 한 번에 찍어내는 멀티모델글라스(MMG)를 적용해도 면취율이 80%에 그친다. 75인치 2장과 49인치 2장을 동시에 만들 수 있다. 10.5세대에서 면취율이 높아 버리는 영역을 최소화하면서 한 번에 많이 생산할 수 있다.
초대형 TV 시장에서 부상한 65인치도 10.5세대가 단연 유리하다. 8세대에서는 65인치 3장과 32인치 6장을 동시에 찍어내는 MMG를 적용해야 면취율 94%가 나온다. 65인치만 생산하면 면취율은 65%로 떨어진다.
반면에 10.5세대에서는 65인치 단일 규격으로 8장을 생산할 수 있다. 면취율이 94%에 달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BOE가 B9에서 올 연말까지 월 9만장 수준의 생산성을 갖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4월깨부터 양산을 시작해 7월에 월 4만장, 8월에 월 5만장 수준을 양산했고 9월에는 6만장 수준으로 생산량이 늘어날 정도로 안정 궤도에 올라섰다고 봤다.
박진한 IHS마킷 이사는 “BOE B9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수율이 안정된 셈”이라며 “다만 아직 양산 가동한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생산 비용이나 이익 등에 대해 거론하기에는 이르다”라고 분석했다.
BOE 외에 CHOT와 CEC-판다가 비슷한 시기에 가동한 8.6세대 공장도 순항하고 있다. 기존 8세대보다 65인치와 75인치를 찍어내는데 유리하도록 설계했다. 세계 TV 시장에서 55인치에 이어 65인치와 75인치 시장이 커지는 만큼 초대형 패널 생산에 집중하고 있어 중장기로 패널 가격이 지속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IHS마킷은 BOE, CHOT, CEC-판다가 새로운 설비를 가동했지만 출하량을 늘리기 위해 가동률을 조정하면서 기존 재고를 처리하는데 집중했다고 분석했다. 그 결과 지난 7월 대형 LCD(9인치 이상 기준) 출하 대수가 BOE 24%, LG디스플레이 19%를 차지했다. 출하 면적 기준으로는 LG디스플레이가 20%를 점유해 선두를 유지했고 BOE는 18%로 뒤를 이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