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창립 20주년 서대식 피씨디렉트 대표, “IT유통은 4차 산업혁명 핵심동력, 향후 20년도 성장할 것”

IT 전문유통업체 피씨디렉트가 지난 1일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1998년 설립 이후 하드디스크(HDD) 유통을 시작으로 중앙처리장치(CPU),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데스크톱·서버·메인보드, 노트북 등 세계 일류 브랜드와 제휴해 핵심 PC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인텔, 씨게이트, 기가바이트, 패럿, DJI 등과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IT유통업체로서 입지를 굳혔다.

서대식 피씨디렉트 대표는 “100년이 흘러도 피씨디렉트라는 이름과 '세계 최고 품질로 IT시장 가치를 높이는 혁신기업이 될 것'이라는 경영철학은 변함없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핵심 IT제품 없이는 융·복합 자체가 불가능한 만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기존 영업망을 과감히 탈피, 고수익 모델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

서 대표는 마흔이 되자 삼보컴퓨터 구매이사직을 내려놓고 용산전자상가에 IT전문유통기업 간판을 내걸었다. 창업 3년 만에 코스닥 상장을 이루고 20년간 국내 IT유통업계를 선도했다. 앞으로 20년도 4차 산업혁명 중추 역할을 하겠다며 제2 도약을 준비하는 서 대표를 만났다.

Photo Image
서대식 피씨디렉트 대표이사

-20년 전 창업을 결심한 계기는

▲구매이사로 있던 1998년은 인터넷 유통 태동기였다. IT가 국가전략산업으로 떠오르며 수요·공급이 급증했다. 다만 시장가격과 유통신뢰성이 지금처럼 투명하지 않아 IT유통시장 재편이 필요했다. 외산 유통업체 국내 진입 가능성이 커지며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제품 유통단계를 줄여 최종 소비자와 직거래를 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피씨디렉트(PC DIRECT)'를 설립했다. 당초 창업을 만류했던 이홍순 삼보 부회장은 사업계획을 듣고는 오히려 투자를 해줬다.

이용태 삼보 회장은 “현실에 기반해야 하지만 항상 큰 그림을 염두에 둬라. 발은 땅에 머리는 구름 위에 있어야 한다”는 조언을 해주셨다. 지난 20년간 늘 마음에 새기고 IT시장 가치를 높이고자 노력했다.

-그동안 성장통도 있었을 텐데

▲비즈니스에는 인재·제품·자금 3요소가 필요하다. 용산에서 이름난 구매·유통 전문가 6명이 IT유통시장에 도전장을 던지자 한국개발투자금융(KDIFC)과 대만 메모리 업체 어메이징 마이크로컴퓨터가 지분투자를 했다. 1999년 벤처기업으로 지정받고, 2002년 창업 3년 만에 코스닥에 상장했다.

2001년 벤처버블 2003년 가계버블이 터지던 시기로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액면가 500원을 4000원에 상장해 8배로 투자 유치했다. KDIFC와 어메이징 마이크로컴퓨터 모두 1억원을 투자해 8억원을 배당받았다.

2003년 AMD 제품을 유통하던 우리에게 인텔이 메인보드 유통을 제안했다. 2004년 인텔 CPU 국내총판에 신규 가입했다. 기존 인텔 CPU 총판 영향력이 공고한 상황에서 고무적인 결과를 냈다.

창립 10주년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다. 2008년 초 936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11월 말 1513원까지 폭등했다. 10년 만에 처음 매출이 10% 감소하고 환차손 규모도 상당했다. 2005년에 시작한 인텔 CPU 유통과 2007년 마이크로소프트, 2008년 폭스콘 영업권 등 신규 사업으로 난국을 돌파할 수 있었다.

-유통업이라는 한계는 극복할 수 있나.

▲20년 전엔 전통적인 다단계 도·소매유통 중심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소비자와 직거래하는 온라인 유통이 중심이다. 시장 거래관행, 가격구조 등이 상당히 투명화됐다. 물량·가격 중심 단순 유통에서 제품에 부가가치를 더한 솔루션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양보다 질적 성장이 기대된다. 이미 씨게이트, 인텔, 기가바이트 등 각 분야 최고 업체와 거래하고 있는 만큼 이를 기반으로 인텔SSD, 미니PC, 씨게이트SSD 등과 같은 신규제품 사업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가장 가까운 곳에 최고 기회가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미래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사업 방향을 바로 설정하고 시장 참여 최적기를 판단해야 한다. 최근 시작한 보안솔루션 사업이 좋은 예다.

-피씨디렉트 경쟁력은 어느 정도인가

▲사업 다각화를 지속한 결과 세계 최고 제품 다수를 공식 유통하고 있다. 씨게이트로 출발해 10여년간 인텔, 기가바이트 공식대리점을 하고 있다. 최근 DJI, 패럿 등 분야별 선도업체를 추가해 총 11개 벤더사와 협업하고 있다.

피씨디렉트는 데스크톱 CPU 매출뿐만 아니라 전 분야가 고르게 아시아 상위권에 랭크됐다. 잉그램 마이크로, 시넥스, 애로우, 테크데이타 등 포춘 500대 기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글로벌 경쟁력이 있다. 인텔, 씨게이트가 아시아권 고객 소리를 듣기 위해 개최하는 콘퍼런스에 세계 톱 유통사와 함께 꼭 초대받는다. 각국을 대표하는 IT유통업계 관계자와 사업정보를 교류하고 사업방향을 설정한다. 세계 유수 대리점과 친분도 두텁다.

-근로 환경은 어떤가

▲제조업이 아니라 주 52시간 근무제에 해당되지 않지만 9시 출근, 6시 퇴근, 주 5일 근무를 원칙으로 한다. 다만 근무시간을 탄력 운영하며 휴가도 자유롭게 쓴다. 안정적이고 발전적인 회사라는 인식이 있다. 입소문을 듣고 입사하는 사례도 많다. 임직원에게 직무를 확실히 부여하고 기여할 기회를 최대한 준다. 상호 신뢰도가 높다보니 솔선수범하는 직원이 많다.

20대에 들어와 40대가 된 직원이 15% 정도로 이직률이 낮다. 장기근속자 포상이 매년 이뤄지고 계층별 모임도 활성화됐다. 임직원 문화생활도 장려하고 있다.

또 직원 자기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대졸자에게 대학원 학비를 지원한다. 연간 1명 이상 혜택을 본다. 어학원 비용도 지원한다. 한 임원은 대학원을 다니며 스페인 마드리드로 2개월 파견을 다녀오기도 했다. 임직원 자녀에 대한 교육비도 지원하고 있다.

-어떤 경영철학을 갖고 있나

▲시대를 너무 앞서가면 지쳐서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 너무 늦어도 시장 선점을 할 수 없다. 지도 위에 나침반을 두고 최적 시점을 찾아야 한다. 작은 성공이 이어져 큰 성공이 된다.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도전해야 한다.

다만 기회가 왔더라도 실행할 사람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5년을 보고 신규 사업해라. 10년을 보고는 인재를 양성해라'라는 말이 있다. 창업 당시 20대 후반이었던 동료가 이제 40대 후반이 됐다. 그들 덕분에 지금 피씨디렉트가 존재한다. 이들은 각 분야 최고위 임원이 돼 회사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마흔에 회사를 설립해 20년이 흐르는 동안 직계 가족뿐만 아니라 친인척도 회사에 들이지 않았다. 100년이 흘러도 피씨디렉트라는 간판은 그대로 일 것이다. '세계 최고 브랜드와 품질로 IT시장 가치를 높이는 혁신기업이 될 것'이라는 경영철학도 변함없을 것이다.

-20주년 슬로건이 '셰어 더 퓨처(Share the future)'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컴퓨팅, 5G, VR·AR,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근간에 빅데이터가 있다. 이를 활용한 솔루션 영역은 고도의 발전 가능성이 있다. 이미 피씨디렉트 컴퓨팅 사업군과 강력히 연결되고 있다. 서버, 저장장치, 보안 등 전 분야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수많은 업종이 IT와 융·복합될 것이다. IT제조사는 핵심 제품을 공급받지 못하면 생산 자체가 불가능하다. 즉 유통사 없이 4차 산업혁명 자체가 불가능하다. 피씨디렉트는 이미 대응하고 있다. 세계 최고 센서기술을 보유한 패럿 대리점이며 DJI 드론은 수많은 업종과 융·복합 시너지가 기대된다.

우리는 B2B 매출 비중이 30%에 달한다. 기업고객 IT혁신에 핵심 제품과 솔루션을 공급했다. '셰어 더 퓨처'는 모든 IT업계 관계자와 4차 산업혁명을 실현하고 결실을 공유하자는 의미다.

Photo Image
창립 20주년을 맞은 피씨디렉트, 서대식 대표이사

<피씨디렉트는>

IT제품 유통업체 피씨디렉트는 1998년 씨게이트 공식대리점으로 출발했으며 2003년 인텔 CPU·서버·SSD, 2013년 기가바이트 메인보드·서버를 유통하기 시작했다. 2014년은 IoT 분야에 진출 DJI·패럿 제품을 공식 유통하고 있다. 2016년은 신규 사업으로 체크포인트 보안솔루션 제품을 유통하고 있다.

2002년 창업 3년 만에 코스닥에 상장했으며 임직원 80명에 전국 판매망과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기존 컴퓨팅 사업과 신규 솔루션 사업 호조로 2016년 처음 연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다.

단기적으로 2021년까지 연매출 3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CPU·서버·SSD·메인보드 등 기존 제품 장악력을 유지하고 신규 사업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장기로 주요 고객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사업 확장에 나선다. 매년 신규 분야 한두 개 제품을 도입하고 재원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다.

서대식 대표는 산업공학을 전공했고 석사장교로 군복무를 마친 후 1985년 삼보컴퓨터에 입사했다. 삼보에서 구매본부장을 역임하며 구매 분야를 총괄했으며 1995년 한국능률협회 최우수마케팅 대상을 수상했다. 1998년 퇴사 후 피씨디렉트를 창업했으며 이듬해 산업자원부 한국전자거래진흥원 우수사이버쇼핑몰 대상을 수상했다. 2016년 납세자의 날에는 경제부총리 '표창장'을 수상했다. 최근 4년간 인텔 '아시아 최우수 데스크탑 CPU 유닛 어워드'를 수상하며 아시아 1위 자리를 지켜왔다.

Photo Image
1일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개최된 피씨디렉트 창립 20주년 기념식

<피씨디렉트 연혁>

2018년 4월 에이페이서 총판 계약

2017년 4월 인스타360 총판 계약

2017년 3월 엡손 총판 계약

2016년 8월 실리콘 파워 총판 계약

2016년 7월 '인텔 아시아 퍼시픽 어워드' 4년 연속 수상

2016년 7월 본사 사옥 통합 이전

2016년 5월 체크포인트 국내 독점 총판 계약

2016년 4월 DJI 국내 총판 계약

2016년 3월 제50회 납세자의 날 기획재정부 장관상 수상

2015년 12월 누적 매출액 2조원 돌파

2015년 5월 시놀로지 나스 국내 총판 계약

2015년 5월 OCZ SSD 국내 총판 계약

2015년 1월 에이데이타 SSD 국내 총판 계약

2014년 5월 프랑스 패럿 국내 총판 계약

2013년 7월 기가바이트 메인보드 국내 총판 계약

2009년 12월 누적 매출액 1조원 돌파

2009년 8월 폭스콘 메인보드 국내 총판 계약

2004년 6월 인텔 CPU 국내 총판 계약

2003년 10월 인텔 메인보드 영업권 획득

2002년 2월 코스닥시장 상장

1999년 11월 중소기업청 벤처기업 지정

1999년 4월 해외 자본 유치(대만 어메이징 마이크로 컴퓨터)

1998년 10월 씨게이트 국내 총판 계약

1998년 9월 ㈜피씨디렉트 설립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