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추석 예매전쟁에도 클라우드 도입 않는 코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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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코레일 홈페이지 내 추석 승차권 예약 관련 접속 대기 안내 페이지. 최장 98분이 소요될 수도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명절 열차 예매전쟁이 올해 추석에도 반복됐다. 코레일은 클라우드 컴퓨팅을 도입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도 민간 클라우드 도입에 수동적이다. 정부 눈치 보기다.

28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코레일은 매년 명절 열차 예매 기간이 되면 고객 폭주로 서버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버다운을 막기 위해 접속 순서에 따른 대기순번제만을 고수할 뿐이다. 28일 오전 7시부터 시작된 추석 열차 예매에서도 이용자는 큰 불편을 겪었다.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모바일 예매는 접속이 매우 느리거나 아예 안 됐다. PC에서 접속이 안 된 사례도 속출했다. 늦은 대기 순번을 받은 고객은 30분에서 길게는 한 시간 이상 대기해야만 했다. 접속이 됐더라도 한 번 끊기면 다시 접속해서 차례를 기다려야 했다.

이용자는 대부분 인터넷 환경이 좋은 PC방 등을 찾아 예매 시작 시간과 동시에 접속하지만 접속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코레일 예매시스템 서버에 설정된 시간이 일반 TV, 스마트폰, 컴퓨터 등에서 사용되는 시간과 초 단위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예매 시작은 예매시스템 서버에 설정된 시간 기준으로 이뤄진다. 매년 명절 때마다 반복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해법이 나와 있다는 점이다. 업계나 학계가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을 여러 차례 건의했지만 코레일은 요지부동이다. 코레일은 명절 예매를 앞두고 서버 장비를 임대하는 등 서버를 확충하지만 예산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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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코레일 홈페이지 승차권 예약 메인화면. PC 이용고객 중 일부는 접속 지연으로 인해 28일 아침 장시간 이 화면만 지켜봐야 했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서버만 도입해도 갑작스럽게 급증하는 트래픽은 감당할 수 있다”면서 “민간에서 트래픽이 급증할 때를 대비해 클라우드를 적극 도입하지만 공공은 수동적이다”고 지적했다. 클라우드 서버는 온프레미스 기반 서버를 구축하지 않아도 돼 비용이 적고 명절 예매 등 순간 트래픽이 급증하는 상황 대처에 적합하다.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인프라 구축 기간도 클라우드 도입으로 대폭 줄인다. 평소 대비 20배 이상 트래픽이 급증해도 안정된 서비스가 가능하다. 클라우드 서버 도입과 서버 분산 연산을 지원하는 인메모리데이터그리드(IMDG) 등 IT 솔루션 활용도 해법이다. 대기 시간을 최소화하고 동시 접속을 늘린다.

항공업계는 이미 클라우드 서버를 도입했다. 예매 오픈이나 프로모션 기간에 급증하는 고객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보안에서도 문제가 없다.

SW업계 관계자는 “공공 분야에서 클라우드를 도입하고 싶어도 행정안전부 때문에 어려워한다”면서 “행안부에서 클라우드 장점을 인정하지만 도입 후 발생하는 문제는 담당자 책임으로 규정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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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2018 추석 승차권 예매 모바일 대기화면. 박종진기자 truth@

코레일 관계자는 “현 명절 예약 방식에 대기 순번을 도입한 것은 서버 문제보다 황금시간대 예약에 대한 권리와 투명성 확보 차원”이라면서 “동시 접속에 대한 고객 요구가 크다고 확인되면 내년 설 예매부터 클라우드 서버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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