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벼랑 끝 ICT코리아]<3>국산 통신장비·서버 '씨 마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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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기술(ICT) 장비 시장에서 국산 존재감은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다. 미국·유럽 등 외산이 싹쓸이한 결과다. 중국까지 가세, 이같은 현상은 향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통신 장비는 물론 서버·스토리지 분야 국내업체는 '실적 부진→연구개발(R&D) 투자 부족→기술력 약화→시장 경쟁력 상실'이라는 악순환의 늪에 빠져있다.

국산 수요 확산과 매출 증가, R&D 투자 확대, 기술력 제고, 경쟁력 확보라는 선순환 구조로 전환하지 못하면 존재감이 아니라 존재 자체가 사라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민간은 차치하더라도 국산 수요처 역할을 해야 할 공공 부문조차 뿌리깊은 외산 선호 관행에 매몰돼 국산 장비를 배제하고 있다.

2016년 '국내 네트워크장비 제조사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78개 업체 총 매출은 5022억원, 평균 매출은 64억원이다. 시스코·노키아·에릭슨 등 외산업체 한 곳이 국내에서 수천억원 매출을 올리는 것과 대비된다.

2014년 1조4000억원에 이르던 총 매출이 2년 만에 3분의 1로 급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공 시장에서 국산 점유율이 30%를 넘지 못하고 있다. 판로 부족이 저조한 실적으로 이어졌다. R&D 투자 여력도 갈수록 급감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외산과 기술 격차가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동통신 장비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선전하는 게 이례적일 정도다. 하지만 삼성전자도 국내 시장 수성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장비업체 관계자는 “기존 중국 장비업체는 가격 경쟁력만 내세웠지만, 최근에는 기술력도 확보했다”면서 “국내 업체가 중국 업체를 추격해야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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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스토리지 시장에서도 국산 제품은 찾아보기 어렵다. 델EMC·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히타치밴타라 등 외산 기업이 국내 시장을 장악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국산 서버·스토리지 시장점유율은 1~2%에 불과하다. 서버는 3년 연속 2% 수준, 스토리지는 1% 수준이다. 이트론 등 국산 하드웨어 기업이 서울시 데이터센터에 서버를 공급했지만 이후 가시적 성과를 이어가지 못했다.

우리나라 컴퓨팅 장비 시장 규모는 1조원으로 추정되지만 국내 상위권 기업 매출은 300억~500억원 내외다.

정부가 서버·스토리지를 2016년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으로 지정했지만 서버 성능과 스토리지 용량을 제한했다. 국산이 진입할 수 있는 시장이 한정적인 것이다. 수요처는 국산 배제를 위해 외산만 제안 가능한 규격을 요구한다.


〈표〉국산 통신장비 업체 매출 변화

자료:한국네트워크산업협회

〈표〉 국산 서버·스토리지 시장점유율(2015년~2017년 평균)

자료:IDC

[집중분석-벼랑 끝 ICT코리아]<3>국산 통신장비·서버 '씨 마른다'
[집중분석-벼랑 끝 ICT코리아]<3>국산 통신장비·서버 '씨 마른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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