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중심 벤처투자 모펀드 1100억 조성

벤처투자 시장에 처음으로 민간이 주도하는 모(母)펀드가 조성된다. 정책자금이 주를 이루던 벤처투자 시장에 민간 자본 유입을 촉진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전망이다. 민간 금융권, 대기업이 중심이 된 민간 모펀드 결성 논의도 이뤄지고 있어 벤처투자 시장 외연 확대가 기대된다.

한국벤처투자와 KEB하나은행은 총 1100억원 규모 모펀드를 공동 출자해 조성한다고 21일 밝혔다. KEB하나은행이 1000억원, 한국벤처투자가 100억원을 출자한다. 향후 자펀드가 결성되면 타 민간 출자자금과 더해져 약 3000억원 규모 투자재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민간 모펀드는 자펀드에 최대 40%까지 출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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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벤처투자와 KEB하나은행은 21일 연남동 홍합밸리에서 민간 모펀드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석종훈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주형철 한국벤처투자 사장(왼쪽부터)이 기념촬영했다.(사진:중기부)

주형철 한국벤처투자 대표는 “그동안 한국벤처투자를 중심으로 모태펀드를 운용, 벤처생태계 마중물 역할을 했으나 앞으로 나가야할 방향성은 민간 주도 생태계”라며 “벤처투자 관련 규제를 포괄적인 네거티브 규제로 바꾸고 민간 자율성이 더욱 확대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태펀드는 민간 출자자 마중물 역할을 한다. 민간모펀드 역시 여타 민간자금을 유인해 벤처투자 선순환을 촉진하는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민간모펀드는 유니콘 기업 육성 및 성장(Scale-up)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1000억원 이상 대형 펀드 위주로 출자 예정이다. 대규모 성장 자금 투자가 가능한 대형 펀드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창업·벤처기업 대규모 후속 투자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KEB하나은행은 투자유치기업 등을 대상으로 1조원 규모 저금리 융자 상품도 추가 지원한다. 연간 2000억원 규모로 특별 우대금리를 적용(최대 1.4%P 절감)해 5년간 지원한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우리나라에서 아마존 같은 1등 유니콘 기업이 등장하는 혁신성장 생태계가 정착되고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 모펀드 출자를 결정했다”며 “벤처투자 유치 기업에 저금리 연계 대출로 창업과 성장, 회수, 재도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벤처투자생태계 정착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유치 이후 추가 성장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 상황에 맞는 다양한 형태 자금조달이 가능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민간 모펀드뿐만 아니라 기존 모태펀드가 출자한 벤처펀드(모태펀드 자펀드)에서 투자 받은 기업도 지원 대상에 포함했다. KEB하나은행 영업점에서 신청·상담 받는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투자는 KEB하나은행을 시작으로 금융권과 대기업이 참여하는 민간 모펀드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일부 은행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석종훈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은 “이번 모펀드 조성은 벤처투자 시장이 민간 중심으로 전환하게 되는 주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정책펀드는 지방, 소셜벤처 등 실패 위험이 높은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민간자금은 성장성이 높은 기업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 성장 자금을 투자해 정책펀드와 민간펀드 간 전략적 역할분담 및 상호 윈윈하는 상생모델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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