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 시장이 침체에 빠진 가운데 디스플레이 회전이 가능한 '컨버터블 노트북' 출하량만 늘고 있다. 삼성전자가 '노트북 펜(Pen)'을 주력 노트북으로 내세우면서 국내 컨버터블 노트북 시장을 만들어간다. 지속 침체 상태에 있는 국내 노트북 시장에서 컨버터블 노트북으로 제품 다양성이 확대될지 주목된다.
19일 한국IDC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노트북 시장에서 컨버터블 노트북 출하량이 9만3500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컨버터블 노트북 출하량이 1만4100대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6.6배 높은 수치다. 컨버터블 노트북은 올해 2분기에도 전년보다 6.1배 많은 3만900대를 출하했다. 올해 2분기 노트북 출하량이 전년 대비 6.0%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 상승세다.
컨버터블 노트북은 태블릿·노트북으로 동시에 활용 가능한 제품이다. 360도 회전이 가능한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디스플레이·키보드를 분리하는 기능을 적용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를 바닥에 밀착해 노트·태블릿 PC처럼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올해 삼성전자가 컨버터블 노트북 제품을 주력 모델로 내세우면서 관련 시장이 커졌다고 분석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무게를 1kg 이하로 줄인 컨버터블 노트북 '2018년형 노트북 펜'을 출시했다. 노트북 펜은 360도 회전 가능한 디스플레이에 0.7㎜ 얇은 펜촉을 갖춘 에스(S)펜을 접목했다. 이미지 작업 등 정교한 작업이 가능하도록 활용도를 높였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2018년형 노트북 펜은 올해 상반기 8만대를 판매했다. 상반기 국내시장에서 팔린 컨버터블 노트북 대부분이 삼성전자 제품인 셈이다.
삼성전자를 주축으로 컨버터블 노트북이 시장에 자리잡으면서 침체에 빠진 국내 PC 시장에서 제품 다양화를 촉진할지 주목된다. 한국IDC에 따르면 국내 PC 시장은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지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 세계 PC 출하량이 6년 만에 반등한 것과 대비된다. 컨버터블 노트북이 시장에 자리잡고 향후 모바일 프로세서 탑재 노트북 등 제품 수요도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권상준 한국IDC 수석연구원은 “노트북에서 필기 입력뿐만 아니라 음성인식 등 기능이 지속 추가될 것”이라면서 “퀄컴 모바일 프로세서를 탑재한 노트북이 나오면 진정한 '하루종일 노트북'이 등장하면서 쓰임새가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