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전해액 소재 업체 리켐이 불에 타지 않는 액체 전해질을 개발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화재 위험성을 크게 낮출 수 있는 소재다.
리켐은 난연 첨가제나 이온성 액체를 사용하지 않고 불연성을 확보하면서도 고전압에서 안정적인 특성을 내는 전해액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배터리 제조사 인증을 거쳐 내년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휘발성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데다 인화성이 높은 리튬을 사용해 태생적으로 화재 위험성을 안고 있다. 최근에는 IT 기기와 전기자동차가 고성능화되면서 리튬이온 배터리 에너지 밀도와 전압도 높아져 발화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 스마트폰, 전기자동차, 전동킥보드,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서 배터리 화재 사고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화재를 방지하기 위해 업계에서는 과량의 난연 첨가제를 투입하거나 이온성 액체를 첨가제로 사용하고 고체 전해질을 도입하는 방법 등을 시도하고 있다. 다만 폴리머 전해질과 이온성 액체를 결합할 경우 고가 소재로 인한 생산단가 상승 등 문제가 있다. 기업과 학계에서 개발 중인 전고체 전해질 역시 저항증가, 이온 전도도 감소, 고가 첨가제 등의 문제를 아직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리켐은 난연 첨가제나 이온성 액체를 사용하지 않고 기존 전해액 조성을 바꿔 불연 특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고성능 배터리에 요구되는 불연·난연 특성은 리튬이온 배터리 소재 중 전해액이 크게 좌우한다. 전해액 소재 중에서도 첨가제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회사는 현재 IT 기기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4.2V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과 LCO(리튬코발트산화물) 파우치 배터리 셀 충방전 테스트 결과 기존 액체전해질 보다 우수한 성능을 내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과다한 첨가제로 인한 저항상승이 없어 이온 전도도가 우수하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화재 위험성이 없는 IT 기기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 전기차 배터리용으로도 전압이 높은 새로운 전해액 조성을 통해 4.5V 이상 5V 고전압에서도 성능을 유지하는 전해액을 추가 개발하고 있다.
리켐은 지난해 8월 충남대 산학협력단과 난연·불연 전해액 관련 특허를 출원했으며, 지난달 말 PCT 특허를 냈다. 국내외 특허 등록 시 기존 난연·불연 전해액보다 경쟁력 있는 고성능 불연 전해액에 대한 원천 특허를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희철 리켐 사장은 “리튬이차전지 시장에서 요구되는 불연과 난연, 장수명 특성을 만족시키는 고부가 특수 첨가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특히 배터리 안전성 확보를 위해 가장 중요한 난연·불연 첨가제 개발과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