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RPG 1세대 대표가 교육회사 취직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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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래 휴넷 차세대컨텐츠팀 팀장.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시장을 연 이석래 이젠플러스 전 대표가 평생교육 전문기업 휴넷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전 대표는 2010년 스마트폰 보급이 무르익을 무렵 모바일 RPG 개발에 매달렸다. 2011년 첫 작품 '나인월드'를 선보였다. 이후 콘텐츠진흥원이 선정하는 모바일게임 퍼블리싱 지원사업에 뽑혀 게임빌과 손을 잡았다. 두 회사는 2013년 배틀라인을 출시했다.

이젠플러스는 월 매출 1억5000만원 규모 회사로 성장했다. 직원 수도 40여명에 달했다. 그러나 성장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애니팡과 같은 단순한 방식 게임이 주목받던 당시 모바일 RPG는 시대를 지나치게 앞서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돌파구를 찾기에 나섰지만 뒤늦게 모바일 RPG 시장에 뛰어든 대형 게임사 장벽에 다시 부딪혔다. 결국 경쟁에서 밀려나 사업을 접게 됐다. 이 대표는 몸을 추스린 뒤 휴넷에 원서를 넣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직장인으로 새 출발을 선택했다.

3년 전 그는 휴넷 일원이 됐다. '에듀테크 LAP 차세대컨텐츠팀'을 이끌고 있다. 회사 미래 사업을 책임지는 자리다.

이 팀장은 “필드 속 야생성이 조직 노련함과 만나면 강력한 시너지를 낸다”며 “게임과 교육을 접목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휴넷에서도 실력 발휘를 톡톡히 하고 있다. 처음 맡은 과제는 서울 아산병원에서 쓸 가상현실(VR) 콘텐츠 개발 업무였다. 병원에서 불이 났을 때를 대비해 예행연습을 해볼 수 있도록 콘텐츠를 설계했다. 무난하게 미션을 소화했다.

주특기를 살릴 기회가 찾아왔다. 게임러닝 프로그램 '아르고' 개발에 나섰다. 그는 “2025년이 되면 회사 인력 75%가 밀레니엄 세대라는 통계가 있다”며 “이들을 만족시키려면 재미와 교육 효과를 동시에 보장하는 게임러닝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아르고는 출시 한 달 만에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 첫 공개강좌가 신청 절차를 받기도 전에 조기 마감됐다. 회사 교육 담당자 사이 입소문을 탄 결과다. 한화그룹을 포함한 대기업 고객 유치도 잇따르고 있다.

아르고는 용량이 가벼운 웹 표준(HTML5) 기반으로 제작해 해외 수출에도 유리하다. 현재 중국 진출을 추진 중이다.

이 팀장은 “게임을 밤새도록 하면서 공부는 왜 그렇게 못할까라는 생각을 늘 해왔다”며 “게임과의 접목을 강화, 즐겁게 공부하는 시대를 앞당기겠다”고 강조했다.

선배 창업가로서 후배에 대한 조언도 남겼다. 그는 “대부분 성공을 믿고 마지막 출구를 고려하지 않는다”며 “투자회수 전략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잃을 게 적은 젊은 나이 때 창업하는 게 좋다”는 경험담도 덧붙였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정년 100세를 보장하는 휴넷에서 모든 열정을 쏟겠다”며 “단일 콘텐츠로 100억원 매출을 넘기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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