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과 네이버는 이번 달부터 '이달의 우수게임' 수상작을 대상으로 한 리뷰 중 우수작을 선정합니다. 2018년 2차 이달의 우수게임 리뷰는 2건을 선정했습니다. 황지수 씨(네이버 필명 이스러지)가 쓴 'MazM:지킬 앤 하이드' 리뷰를 먼저 소개합니다.
'MazM:지킬 앤 하이드'는 인디게임사 '자라나는 씨앗'이 원작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를 소재로 만든 어드벤처 게임이다. 게임을 하면서도 게임이 아니라 마치 한 편의 이야기를 보는 인상을 받았다.
게임은 스토리를 따라 단서를 모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 에피소드가 시작되면 어터슨의 입장에서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단서를 모으고, 단서를 다 모으면 다음 에피소드로 이어지는 식이다. 결말이 정해져있어 플레이어에게 심오한 추리 능력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누르다 보면 등장인물이 알아서 스토리를 진행해준다.
주목할 만한 것은 미니게임이다. 하이드에 대한 조사를 하다보면 암호를 찾거나 순발력을 요구하는 퍼즐이 종종 나온다. 특별한 공략을 안보더라도 조금만 주변을 돌아보면 넘어갈 수 있을 정도로 쉽다.
이 게임은 인간 내면에 담긴 선과 악에 대한 사색을 잘 표현했다. 지킬과 하이드를 오가는 내적 갈등이 소설과 이 게임을 관통하는 핵심 요소다. 억지 신파극이나 브로맨스 따위가 나오지 않아 아주 만족스럽다.
일직선 진행 방식은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튀는 게임을 만드는게 아니라 원작이 주는 감동을 게임으로 전달하는 기획의도가 느껴졌다.
필자는 빠른 진행을 위해 소액 결제를 했지만, 결제를 전혀 안 해도 게임을 이해하기에 큰 장애가 없다.
추가 판매상품인 숨겨진 에피소드 역시 소설 원작 내용을 그대로 따온지라 지킬 앤 하이드에 대해 이미 아는 사람이라면, 연연하지 않아도 괜찮다.
게임 진행이 잘 안될 때는 힌트를 보기보다 다시 대화를 곱씹어보면 막히더라도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무료 크라운(게임재화)만 모아서 게임 전체를 즐기는 것은 힘든 일이다. 크라운 모으기가 너무 힘들다면 마지막 에피소드 숨겨진 이야기만 열어보는 것도 게임을 느끼기에 부족하지 않다.
자동사냥과 랜덤박스가 넘쳐나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 개발사 '자라나는 씨앗'의 행보는 잔잔하지만 맑은 바람을 불어넣는다.
공동기획:네이버 전자신문
정리=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