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로 묶인 중국 대표 인터넷 기업 전망이 엇갈렸다.
중국 인터넷 검색기업 바이두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은 반면,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각각 주력사업인 전자상거래와 게임의 성장 둔화 우려로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바이두는 2분기에 전년 대비 25% 상승한 260억위안(39억9000만달러)의 매출을 거뒀다.
맞춤형 뉴스 서비스의 인기로 시장 예상치인 256억위안을 뛰어넘는 성적을 거뒀다.
2016년 의료 광고 파문으로 당국의 광고 규제가 강화됐지만, 6분기 연속 매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의 구글'로 불렸던 바이두가 온라인 광고를 기반으로 회복에 성공했다.
당기순이익은 64억위안으로, 예상치인 48억2000만위안을 웃돌았다. 모바일 매출은 전체의 77%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년 대비 5%포인트(P) 상승했다. 이날 미국 증시에 상장된 바이두 주식은 3.8% 증가했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애널리스트 나탈리에 우는 “바이두 모바일 앱은 사용자와 활성화 지표가 건강하다”면서 “앞으로 6개월에서 1년간 수익성이 여전히 높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반면 블룸버그 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는 홍콩 증시에서 텐센트 주가가 지난 1월 고점 대비 25.2%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간 증발한 텐센트 시가총액은 1430억달러(약 159조8000억원)으로 이는 52주 내 고점 대비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2위는 페이스북으로 개인정보유출 사고와 이용자수 증가 둔화로 1360억달러의 시총이 사라졌다.
텐센트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핵심사업인 게임 부문 매출 둔화다.
애널리스트들은 텐센트가 오는 15일 발표할 2분기 실적에서 게임 부문 매출이 지난해 대비 2% 증가하는데 그치고, 전 분기보다 16%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텐센트의 2분기 전년 대비 이익 증가율은 5.1%로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 예상됐다.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성장 둔화를 우려하게 하는 것은 중국 정부의 규제다.
각각 '위챗페이'와 '알리페이'로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데, 최근 중국 당국이 제3자 결제(에스크로)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면서 이에 따른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뉴욕 증시에서 30일 기준 알리바바 주가는 6월 중순 고점 대비 12.3% 하락했다.
알리바바는 '신유통'을 내세우며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투자를 확대하면서 마진이 줄어드는 것도 우려 요인이다. 이외에도 공유자전거와 음식배달·결제 분야에서도 텐센트 등과 경쟁하면서 막대한 보조금을 쏟아 붓는 것도 수익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
중국 기술주는 무역전쟁과 위안화 절하라는 추가 악재 압박도 받고 있다.
데이비드 다이 번스틴리서치 선임 애널리스트는 FT에 "중국 인터넷 공간의 최근 쇠퇴는 거시 영향을 받고 있다"며 이들 기업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거품까지는 아니더라도 부정적 뉴스가 터질 때마다 투자자들이 불안감에 빠질 만큼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