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 중견기업 아모텍이 적층형세라믹콘덴서(MLCC:Multi Layer Ceramic Capacitor) 시장에 진출한다. MLCC 시장은 공급부족으로 가격이 상승하는 등 호황을 누리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텍은 내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인천광역시 남동구 본사에 MLCC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월 40억~50억개 생산능력을 확보할 예정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생산 규모를 더 늘리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전자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MLCC는 전류의 흐름을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소자로 전자제품에 반드시 들어가는 핵심 부품이다. 전체 수동부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7%에 달한다. 스마트폰 한 대에만 800~1000개가 탑재되며, 전기차 한 대에 들어가는 MLCC는 1만2000~1만5000개에 이른다. 5G, 자율주행차,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MLCC 시장규모는 지난해 7조원 수준에서 2020년 16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에 공급은 제한돼 있다. 이 때문에 수급 불균형과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MLCC는 모래알 보다 작은 크기지만 내부에는 200층 이상 유전체와 내부전극층이 교차 적층돼 있다. 이 층을 최대한 얇게 많이 쌓으면서 1000도 이상 고온으로 가열하는 공정에는 많은 경험과 높은 기술적 난도가 요구되기 때문에 신규 시장 진입이 어려워 몇몇 글로벌 기업이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아모텍은 IT기기 회로를 보호하는 정전기 방지용 부품인 칩 바리스터와 감전보호소자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다. 20여년간 수동소자 시장 경험을 통해 다양한 재료 조성과 소형 칩 정밀 양산 기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MLCC 생산에 필요한 인프라를 이미 구축한 만큼 높은 진입장벽에도 불구하고 시장 진입이 용이할 것으로 회사는 판단하고 있다.
기존 업체와 차별화를 위해 복합 MLCC 개발에 집중한다. 복합 MLCC는 기존 MLCC에 정전기를 차단하는 기능이나 전자파를 차폐하는 기능 등을 복합화한 고부가 MLCC다. 강점인 소재기술을 바탕으로 이종(異種) 부품을 원칩(One-chip)화해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판의 소형화가 가능하며, MLCC 자체 수명과 신뢰성도 높일 수 있다.
다양한 초고주파 영역의 5G용 MLCC나 고신뢰성을 요구하는 전기차용 MLCC 등 신규 시장에서 요구하는 특화된 복합소재로 사업을 다각화할 예정이다. 향후 MLCC가 세라믹 칩 부문 주력 사업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모텍은 △세라믹 칩 △안테나 △BLDC(Brushless DC) 모터를 주요 사업 부문으로 한다.
아모텍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흐름을 타고 자율주행차, 5G, 사물인터넷(IoT) 등 산업 지각 변동에 따라 고부가 MLCC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아모텍이 개발하는 복합 MLCC가 향후 시장에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